종편 투자 세종대, 등록금 인상률 2배

교과위 국감자료

8개大도 전국 평균 웃돌아…9곳은 법정부담금도 미납
법정부담금도 제대로 내지 않은 대학 재단법인들이 수익성이 불투명한 종합편성채널에 총 129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학년도에 등록금을 전국 평균의 두 배가 넘는 4.3% 인상한 세종대의 경우 TV조선, 채널A, 매일방송 등 종편 세 곳에 7억원을 쏟아넣었다. 대학들이 고액의 등록금으로 힘들어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유은혜 의원(민주통합당·고양 일산동)이 전국 사립대 종편 투자 실태를 전수 조사한 결과 지난 2월 말 기준 전국 12개 4년제 대학과 영진전문대 등 13개 대학이 종편에 총 129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원대 재단인 고운학원이 TV조선에 50억원, 고려중앙학원(고려대)이 채널A에 25억원을 집어넣었다. 세종대, 우송대(총액 11억원) 등 4개 대학은 4개 종편 중 세 곳에 돈을 넣었다. 대부분 대학들이 법인 회계 자금을 종편에 투자했지만 단국대, 우송대, 영진전문대 등은 학생들의 교육에 직접 써야 하는 교비 회계 자금으로 종편에 투자해 향후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유 의원은 분석했다.

법인 회계로 종편에 투자한 9개 대학 법인들 중 성심학원(영산대)을 제외한 8개 법인이 법정부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법인은 사립학교법 등에 따라 학생과 교직원 등 규모에 비례해 해마다 교비회계에 일정 금액을 전입해야 한다.

종편에 1억원을 투자한 성신학원(성신여대)은 작년 법정부담금 23억원 가운데 1000만원을 전입하는 데 그쳤다. 법정부담금 32억원인 세종대 대양학원은 전입금을 10억원밖에 내지 않아 22억원이 부족한데도 7억원을 종편 투자에 썼다.또 종편 투자 13개 대학 중 8개 대학이 2011학년도 등록금을 전국 평균(2.1%)보다 더 많이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세종대가 4.3%로 인상률이 두 배가 넘었고, 단국대가 4%로 조사됐다.

유 의원은 “법정부담금도 내지 못하는 대학들이 당장 수익을 내기 불투명한 종편에 투자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등록금 부담으로 힘들어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고통을 외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