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마이너스 사업계획 짤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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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인하·카드발급 규제로 내년 매출·수익 급감 우려 '울상'내년도 사업계획을 짜고 있는 신용카드업계가 울상이다. 새로운 가맹점 수수료체계 도입에 이어 카드 발급조건 강화와 카드 이용한도 축소까지 이뤄지면서 매출과 수익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7개 전업계 카드사는 모두 내년도 사업계획서 작성에 들어갔다. 사업계획을 가장 먼저 마무리해온 삼성카드는 사업계획의 윤곽이 나왔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일단 매출은 늘어나는 것으로 잡았지만 이익 감소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며 “마른 수건을 다시 짠다는 생각으로 비용 절감방안을 마련하고 있는데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또 다른 카드사 고위 관계자도 “악재가 너무 많아 매출과 수익을 늘릴 수 있는 돌파구를 아직까지 마련하지 못했다”며 “시간이 주어진다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닌 것 같아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경영환경이 지금보다 훨씬 어려워질 것이 뻔하지만 사업계획서에 마이너스 성장을 하겠다고 적을 수 없는 노릇 아니냐”며 난감해했다.
카드업계의 이런 반응들은 엄살만은 아니라는 평가다. 실제로 중소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뼈대로 하는 새 수수료 부과 체계 도입으로 카드업계는 한 해 8793억원의 수익 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신한, KB국민, 삼성 등 전업계 카드사가 올린 당기순익 1조5230억원의 5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만약 대형 가맹점으로부터 수수료를 올려 받지 않으면 그 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삼성카드의 경우 지난 3분기 순이익이 615억원으로 전년 동기(811억원) 대비 24% 하락하는 등 수익성 악화가 가시화하고 있다.회원에 대한 부가서비스를 줄여 비용을 줄이는 것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이 엄격하게 대응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최근 금융당국에 텔레마케터 등을 중심으로 인원을 줄이는 자구안을 제출했지만 이 역시 인력 구조조정 없는 비용절감이 선행돼야 한다는 권고를 받고 탄력을 잃었다.
게다가 최근에는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카드 발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카드론 등의 카드대출도 신용카드 이용한도 안에서만 가능하도록 규정이 바뀌었다. 금융위원회는 이런 조치로 카드업계의 순이익이 1500억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 때문에 공격적인 영업을 하기 어렵고 카드대출 금리 인하까지 거론되고 있어 사업계획을 작성하는 담당자들이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