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한국 경제를 위한 두 개의 낙관론

美정치권 부담…재정절벽 피할듯
中부동산거품 완화…연착륙 과정

손성원 <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hymt4@hankyung.com >
한국의 내년 경제 성과는 부분적으로는 세계의 두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성장 여하에 달려 있다. 다행히 미국의 재정절벽에 대해선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중국 경제도 연착륙 과정에 있다.

미국은 오바마 정부와 의회가 재정절벽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내년 경제가 추스러질 수도 있고 파탄날 수도 있다. 재정절벽을 피할 수 있으면 미 경제는 내년 2% 이내의 성장이 예상된다. 하지만 재정절벽에 직면한다면 경기침체 가능성은 100%다. 당장 실업률이 뛸 것이고 세수가 감소하는 동시에 실업해소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들의 비용이 늘어남에 따라 재정적자도 더 커질 것이다.다행히 오바마 대통령과 하원 공화당 의원들은 상황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몇 가지 유연한 태도를 보여 주었다. 세입 측면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처음에 현재 35%인 소득세율을 부시 대통령 시절의 39.6%로 되돌리자는 주장을 했다. 그러나 최근 그는 세금 증가율을 좀더 낮출 필요가 있다고 시사했다.

공화당에서는 세수를 늘리기 위해 조세의 허점을 줄이고 세금 공제를 제한하려고 한다. 또 주요 공화당 의원들은 연수입 50만달러 이상의 고소득층에 대한 다소간의 세율 인상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재정절벽 시나리오에서 구상 중인 1100억달러의 지출삭감은 추가적인 세금 수입에 따라 연기되거나 감소될 수 있다. 이런 일이 실현된다면 미국 경제가 절벽에서 추락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나 공화당 의원들 모두 재정절벽을 피하고 싶어 한다. 그런 점에서 미국 경제는 재정절벽을 피하고 내년 2% 이내의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볼 만하다. 세계 경제의 유일한 기관차인 중국 경제도 매우 중요하다. 한국 수출의 거의 25%는 중국 시장에서 이뤄진다. 중국 시장의 침체는 심각한 국제적 충격을 줄 수 있다. 최근 데이터는 중국 경제가 경기 사이클상 저점에 도달했으며 올해 4분기에 반등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소비지출은 상승추세에 있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소비지출 35%는 대부분의 선진국 수준인 65%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것이다. 제한된 국내 수요로 인해 중국은 성장을 하기 위해선 수출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수출 비중은 중국 GDP의 거의 40%를 차지한다. 자연히 중국 경제는 세계 경제 침체에 매우 취약하다. 중국의 무역은 특히 유로존에 상당히 의존한다. 유럽은 중국의 최대 수출 시장이며, 따라서 유럽 위기는 중국의 수출에 치명적인 것이다. 그러나 최근 데이터는 중국의 수출 증가가 향상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이는 중국 경제가 반등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다.

중국 정부는 국내 생산을 늘리기 위해 팽창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생산과 고정투자는 탄력을 받고 있으며, 이런 지표들은 중국 경제가 경기순환의 상승단계에 들어갔다는 명백한 증거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 문제가 악화하는 것은 문제다. 중국 경제의 침체가 채무불이행을 촉발하고 금융 시스템을 흔드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들이 부정적 신용등급을 초래할 수 있고, 따라서 투자자들에게 위험할 수 있다.

중국의 부동산시장 거품은 또 다른 위험이다. 부동산은 어느 나라에서나 중요하지만 중국 경제의 경우 특히 중요하며, 최근 몇 년 동안 경제 성장의 주요 원천이었다. 일부 평가에 따르면 중국 GDP의 절반이 부동산 관련 활동과 연계돼 있다. 부동산 거품과 이를 지탱하는 데 쓰인 채무로 인해 경제의 경착륙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다행히 부동산시장을 가라앉히기 위한 중국 정부의 정책적 노력은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주택 가격은 2011년 중반께 정점을 찍은 후 하향추세에 있다. 최근의 금리 인하로 부동산시장이 다소 활발해지고, 집값도 지난 몇 달간 약간 올랐지만 지금 부동산시장 거품은 통제 가능한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 경제는 당면한 세 가지 주요 문제, 즉 지방 정부의 부채와 부동산 거품, 유로존 위기를 딛고 연착륙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 hymt4@hankyung.com, 정리=홍성호 기자 hymt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