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더스비 교수 "주민 굶주리는 北체제 옹호 이해 안돼"

6·25연구 20년…전경련 '시장경제대상 특별상'

러 기밀문서 통해 6·25 남침 입증
백선엽 장군 공로상 등 13명 시상
“6·25전쟁의 진실을 알고 싶어 러시아 모스크바와 동유럽 등지를 돌아다니며 문서를 연구했습니다. 명백한 남침이었다는 사실을 밝혀냈지만 그 과정에서 외로움도 많이 느꼈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관하는 시장경제대상에서 캐스린 웨더스비 성신여대 초빙교수(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교수·사진)가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웨더스비 교수는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 첫머리에 한국인에 대한 서운함을 내비쳤다. 그는 “아직도 한국 사회에 북한 체제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을 보면서 외국인 입장에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국민들을 매일 굶주리게 만들고 무기 개발 등으로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북한 체제가 좋지 않다는 것은 전 세계인들이 다 아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부친이 6·25전쟁 참전용사인 웨더스비 교수는 20여년 동안 옛 소련 비밀문서 연구를 통해 6·25전쟁이 ‘명백한 남침’임을 밝혀냈다.

심사위원장 이승훈 서울대 명예교수는 “고증적 연구를 통해 6·25전쟁의 진상을 알림으로써 자유민주주의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웨더스비 교수는 성신여대에서 대학생들에게 올바른 현대사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전경련은 이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이념 확산에 기여한 인물(특별상·공로상)과 교육단체·도서·기고문·문화예술작품 등 6개 부문에 걸쳐 13명을 시상했다. 시장경제 발전의 초석을 다진 업적을 인정해 백선엽 대한민국육군협회 회장(예비역 대장)에게 공로상을 줬다. 대한민국 최초의 4성 장군인 그는 공산화 위기에서 자유민주주와 시장경제체제를 지켜내고 예편 후에도 외교관, 기업인, 교육자로서 시장경제 발전에 헌신한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백 회장은 수상 소감을 통해 “6·25전쟁 때 사단장 군단장 참모총장을 지내며 3년간 전장에서 싸우면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고 말했다.탈북자 출신으로 북한 요덕수용소를 배경으로 한 창작 뮤지컬 ‘요덕스토리’를 연출한 정성산 NK문화재단 대표는 문화예술 부문상을 받았다. 그는 “남북한에서 모두 살아봤기 때문에 자유민주주의가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안다”며 “국가 안보가 가장 큰 복지”라고 말했다.

출판 부문에서는 △시장경제의 적들(이의춘) △굳빠이 전교조(남정욱) △장하준이 말하지 않은 23가지(송원근·강성원) 등 3개 도서가 우수작으로 선정됐다. 교육단체 부문에서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시장경제교육을 펼치고 있는 JA코리아(회장 김태준)가 상을 받았다. 박지향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와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기고 부문에서 각각 대상과 우수상을 받았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