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700개 밀고 신도시 만든다

산을 옮겨 평지를 만드는 현대판 ‘우공이산(愚公移山)’ 프로젝트가 중국에서 추진되고 있다. 우공이산은 어리석은 영감이 산을 옮긴다는 뜻으로, 한 가지 일만 열심히 하면 어려운 일도 해결할 수 있음을 비유한 사자성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6일(현지시간) “중국 간쑤성 란저우(蘭州)에서 야산 700여개를 깎아 신도시를 만드는 공사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총 공사비는 약 1000억위안. 이 중 산을 깎아 평지로 만드는 토지정리사업에만 220억위안(약 3조8000억원)이 투입된다. 대상부지는 서울시 두배 면적인 1300?다. 란저우 신도시는 상하이 푸둥(浦東), 톈진 빈하이(濱海) 등에 이어 중국이 다섯번째로 지정한 국가 주도의 개발신구다. 우공이산 프로젝트로 평지를 만들어, 인구 2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신도시로 개발할 계획이다. 황허(黃河)를 끼고 분지를 따라 길쭉하게 형성된 란저우는 그동안 가파른 산들로 둘러싸여 있어 개발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개발은 대형 건설회사인 타이핑양건설그룹이 총괄한다. 중국의 도널드 트럼프로 불리는 옌제허(嚴介和) 타이핑양건설 회장은 “란저우 개발은 현재 중국의 민간투자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공사로 환경오염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란저우 주변 황허의 오염이 이미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난해 이 지역을 ‘중국에서 가장 환경오염이 심한 곳’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