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쌓이는 상장기업…'차·화'는 개선

재고자산 1년만에 최대
"자동차·화학주 상승 예고"
경기 침체로 기업 재고가 1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으로 증가했다. 매출 대비 재고 비율도 높아지는 추세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10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금융회사를 제외한 655개 기업의 지난 9월 말 기준 재고자산은 84조4702억원으로 집계됐다. 6월 말보다 1조8306억원(2.17%)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9월 말 85조1986억원 이후 최대다. 이들 기업의 3분기 매출은 269조4179억원으로 2분기보다 0.22% 증가하는 데 그쳤고 지난해 3분기에 비해서는 2.11% 감소했다. 매출 부진과 재고 증가가 겹치면서 3분기 매출 대비 재고 비율은 31.35%로 지난해 4분기 33.6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업황이 좋은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상장사의 재고 부담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제외하면 3분기 상장 기업 매출 대비 재고 비율은 34.63%로 높아진다.

일부 업종은 4분기 들어 재고 관련 지표가 개선돼 주목된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전기장비 업종은 10월 출하·재고 비율이 지난해 10월보다 3.4%포인트 상승했다. 출하·재고 비율이 상승했다는 것은 업황이 좋아져 제품 출하가 재고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것을 뜻한다. 자동차 업종의 출하·재고 비율은 6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10월 1.42%포인트 상승세로 돌아섰다. 화학 업종의 출하·재고 비율은 하락세를 이어갔지만 하락폭은 2개월 연속 축소됐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출하량이 증가하면서 재고 부담이 줄어들고 있는 업종은 주가가 바닥을 찍고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