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인천터미널 친환경 쇼핑몰로"

마트·영화관·백화점 2017년까지 단계적 조성

신세계 "소송 중인데" 반발

롯데쇼핑이 현재 매각을 둘러싸고 신세계와 인천시가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인천 시외버스터미널 부지를 ‘친환경 복합 생활문화 공간’으로 재창조하겠다는 개발 청사진을 11일 제시했다. 신세계는 판결 전에 개발계획을 밝히는 것은 사법부의 권위를 무시하는 행동이라며 반발하는 등 ‘유통맞수’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롯데쇼핑은 이날 인천 터미널 부지에 2017년까지 친환경적으로 설계한 터미널을 신축하고 백화점과 대형마트, 멀티플렉스 영화관 등을 결합한 복합쇼핑단지(조감도)를 구성하겠다는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롯데쇼핑은 우선 인천터미널을 약 3만4500㎡ 규모로 신축해 2015년 완공할 계획이다. 주요 시설에 재생에너지 등을 적극 활용하고, 터미널 승·하차장 앞에 새로 조성되는 ‘중앙광장’은 도심 속에서 지역민이 쉴 수 있는 녹지공간으로 꾸밀 예정이다. 영업면적 6만㎡에 달하는 상업시설에는 롯데마트와 롯데시네마를 2015년 열고, 롯데백화점은 신세계백화점의 임차 기간이 만료되는 2017년 이후 입점한다. 롯데시네마는 총 8개관, 1300석 규모로 운영할 예정이다. 체험형 디지털 가전매장인 디지털파크와 완구전문점인 토이저러스 등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전문점들도 들어선다.

롯데쇼핑이 인천터미널 개발모델로 삼고 있는 곳은 일본 도쿄 미드타운과 프랑스 라데팡스다. 노윤철 롯데백화점 신규사업부문장은 “지역 재개발 과장에서 도쿄 미드타운에는 미드타운 타워, 라데팡스에는 레카트르탕이라는 복합쇼핑공간이 들어서면서 지역 인지도가 높아졌고 주변 상권까지 크게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노 부문장은 “이들 사례를 모델로 삼아 인천터미널 부지에 쇼핑과 문화, 도심휴게 공간을 조화롭게 구성해 시민과 관광객에게 즐거움을 제공하는 ‘도심 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지난 9월27일 인천시와 ‘인천종합터미널 부지 및 건물 매각 양해각서’를 맺은 롯데쇼핑은 이달 말까지 본계약 체결을 완료하고 내년 초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하지만 기존 터미널 건물을 장기 임차해 인천점을 운영 중인 신세계는 수의계약 내용과 매각 절차상 하자를 들어 무효를 주장하며 현재 인천시를 상대로 인천지방법원에 ‘부동산 매각절차 중단 및 속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해 심리가 진행 중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인천시가 법정에서 ‘투자약정서는 본계약이 아니라 효력이 없다’고 밝힌 상황에서 롯데가 개발계획을 발표한 것은 국공유재산에 대한 재산권 침해이자 인천시민에게 왜곡된 환상을 심어주는 섣부른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