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충전株, 내년에도 '뜀박질' 할까

시장 본격 확대 전망에 크로바하이텍 등 급등
기술적 난제 많아 지나친 기대는 금물

올해 코스닥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휴대폰 부품주 간 순환매다. 인쇄회로기판(PCB) 터치패널 케이스 등을 거친 시장의 매수세는 요즘 무선충전 관련 종목으로 이동하는 중이다. 내년부터 무선충전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하지만 기술적 문제, 높은 가격 등 극복해야 할 난관들이 있어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무선충전 개발 경쟁알에프텍은 지난 10월 이후 18.0% 상승했다. 무선충전 사업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삼성전자에 유선충전기와 DMB안테나 등을 공급하는 알에프텍은 무선충전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무선충전기에 들어가는 코일을 만드는 크로바하이텍은 같은 기간 47.4% 올랐다. 무선충전용 핵심 소재를 개발한 켐트로닉스는 38.0% 상승했다. 동양이엔피와 한솔테크닉스도 각각 25.0%와 5.4% 뛰었다.

무선충전 기술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이유는 스마트폰 충전을 보다 편리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부족한 배터리 용량을 우회적으로 해결해줄 수 있는 방안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유진호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의 전력 소모가 갈수록 커지는 데 비해 배터리 기술의 발전은 더딘 편”이라며 “무선충전이 가능해지면 배터리 용량의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애플과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앞다퉈 무선충전 기술 개발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애플은 충전기 1m 이내에서 단말기를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을 2010년 특허로 출원한 것으로 최근 확인됐다.

무선충전 기술은 휴대폰뿐 아니라 다른 모든 가전제품으로 확대 적용될 것으로 보여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선충전 시장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해 2021년까지 금액 기준 연평균 60.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나친 기대는 자제해야무선충전의 상용화가 활발히 이뤄지지는 않고 있어 기대감만으로 성급히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3용 무선충전기를 내놓겠다고 했지만 6개월이 지나도 출시되지 않고 있고, LG전자도 사용자는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제품 출시와 판매 추이를 살펴보면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금 출시되는 무선충전 제품은 ‘자기유도방식’이어서 진정한 무선충전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자기유도방식’은 수㎜ 내에서만 충전되는 기술이다. 충전 효율은 90% 이상으로 높지만 거의 접촉식 충전이나 다름없어 무선충전의 편리성은 떨어진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수m 내에서 충전이 가능하려면 ‘자기공명방식’ 제품이 개발돼야 하지만 기술적 어려움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자기공명방식’은 보다 먼 거리에서 충전할 수 있지만 충전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삼성전자가 무선충전기를 선보이지 못하는 것도 이 기술로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무선충전주로 거론되는 종목 중 알에프텍과 한솔테크닉스는 ‘자기유도방식’ 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크로바하이텍이 생산하는 코일은 양쪽 기술에 모두 쓰인다. 박 연구원은 “장기적으로는 자기공명방식 기술이 발전하겠지만 일단 2015년까지는 자기유도방식 주도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