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맨' 33년 만에 역사 속으로

소니 내달부터 생산 중단
소니가 다음달부터 휴대용 카세트플레이어 ‘워크맨’(사진) 생산을 중단한다. 33년 전 처음 출시돼 휴대용 음악 재생기기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워크맨은 콤팩트디스크(CD)와 MP3플레이어에 밀려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미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시넷은 10일(현지시간) 소니가 TCM-450을 포함한 3종을 생산하던 ‘마지막 남은 중국의 워크맨 생산라인’ 가동을 내년 1월부터 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소니는 2010년 10월 일본 내 워크맨 판매를 중단하면서 일부 모델만 중국 업체에 위탁 생산해왔다. 1979년 출시된 워크맨은 집에서 오디오 기기를 통해 들을 수 있던 음악을 집 밖에서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들을 수 있도록 만들어 세계인의 음악감상 습관을 혁신적으로 바꿨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계적으로 2억2000만대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워크맨은 CD, MP3플레이어가 보편화되면서 수요가 줄었고 결국 시장에서 퇴장하게 됐다. 시넷은 “디지털 기기에 밀려 사라지는 아날로그 기기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분석했다.

소니는 CD플레이어를 장착한 소형 카세트오디오와 DVD플레이어 생산 중단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넷에 따르면 내년 중 소니는 소형 카세트오디오 생산도 포기할 것으로 예상된다.하지만 소니는 워크맨 브랜드를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현재 소니는 워크맨 브랜드를 부착한 CD, MP3 플레이어 등을 만들고 있지만 애플의 MP3 플레이어인 아이팟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