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경제 성장세 여전히 미약…내수 부진 지속"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국내 경제가 내수 부진으로 미약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1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국내 경제는 수출은 개선되고 있으나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성장세가 미약한 수준을 지속했다"며 "고용 면에서는 취업자수가 고령층을 중심으로 금융위기 이전 평균 수준을 웃도는 증가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국내 경제에 대한 금통위의 인식은 지난달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전반적인 경제 성장세가 미약한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11월 중 수출은 478억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다. 전월 증가폭인 1.1%보다도 개선됐다.

금통위는 또 "앞으로 국내 경제는 유로지역 재정위기의 장기화, 세계 경제의 성장세 회복 지연 등으로 마이너스의 '국내총생산(GDP) 갭'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 경기 회복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여전히 국내 경제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다고 있다는 얘기다. GDP갭은 잠재 GDP와 실질 GDP의 격차로 마이너스 상태는 '경기둔화' 또는 '회복'을 의미한다.금통위는 "세계 경제를 보면 미국은 완만한 경기회복세가 이어졌으나 유로 지역에서는 경제활동의 부진이 지속됐다"라며 "신흥시장국은 경제지표가 점차 개선되는 모습을 나타냈다"고 언급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개선세는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세계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유로 지역 재정위기, 미국의 재정긴축 문제 등으로 여전히 성장의 하방위험이 크기 때문이다.물가는 당분간 낮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1월 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월 2.1%보다 하락한 1.6%를,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은 1.3% 수준을 기록했다.금통위는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수요 압력의 완화 등으로 당분간 낮게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통화정책 기조 역시 지난달과 같았다.

금통위는 "앞으로 해외 위험요인 및 이에 따른 국내외 금융·경제상황 변화를 면밀하게 점검하는 한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낮추도록 계속 노력하면서 성장잠재력이 훼손되지 않는 가운데 중기적 시계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물가 안정목표 내에서 안정되도록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한편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75%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는 이로써 지난 7월과 10월에 한 차례씩 0.25%포인트 낮아진 뒤 같은 수준을 이어가게 됐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