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제조업 체감경기 '냉각'…단칸지수 3년만에 최저

일본 대형 제조업체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단칸(短觀)지수’가 약 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유럽 경기침체가 길어지는 가운데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영토 분쟁으로 중국 내 반일감정까지 확산돼 제조업체들의 수출 물량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올 4분기(10~12월) 대형 제조업체의 단칸지수가 전 분기보다 9포인트 하락한 -12를 기록했다고 14일 발표했다. 2010년 1분기의 -14 이후 11분기 만의 최저치다. 시장의 예상치(-10)보다도 낮았다. 그만큼 체감경기가 악화됐다는 의미다. 단칸지수는 ‘단기경제관측지수’의 줄임말로 일본 내 1만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매 분기 집계한다. 기준점은 ‘0’이다. 단칸지수가 플러스를 기록하면 향후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기업이 그렇지 않다고 예측하는 기업들에 비해 많다는 뜻이고, 마이너스면 그 반대다.

중소기업의 체감경기는 더욱 나빴다. 제조업 중소업체의 단칸지수는 전 분기 대비 4포인트 떨어진 -18로 조사됐다. 작년 2분기(-21) 이후 6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제조업 경기 부진으로 오는 19~20일 열리는 일본은행의 올해 마지막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적인 금융완화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JP모건체이스는 일본은행이 국채 매입기금 규모를 10조엔가량 증액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