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마케팅 전문가…기아차 첫 여성 전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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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양선 마케팅사업부장“앞으로 해야할 일이 더 많죠.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28일 현대·기아자동차의 첫 여성 전무가 된 채양선 마케팅사업부장(45·사진)의 목소리에 활기가 넘쳤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인사에서 3명의 여성 임원을 발탁했다. 채 전무도 그중 한 명이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지난해 승진한 김혜경 이노션 전무가 첫 여성 전무이지만 자동차 부문에서는 채 전무가 여성 임원 중 최고 자리에 올랐다. 채 전무는 1990년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프랑스 인시아드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MBA)을 마쳤다. 1993년 로레알그룹에 입사한 뒤 프랑스 랑콤 프로덕트 매니저, 1999년 한국 로레알 파리, 2001년 4월 로레알 코리아 사업부 마케팅 상무로 승진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2010년 4월 그를 기아차 마케팅사업부장으로 영입했다. 당시로선 파격적인 인사였다. 채 전무는 CGV와 손잡고 서울 청담동에 기아차 청담 CGV 영화관을 만드는 등 문화 마케팅을 주도했다. 화장품 브랜드를 마케팅하던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한 감성 마케팅을 자동차에 적용했다. 채 전무는 “자동차에 디자인뿐 아니라 문을 여닫는 소리 및 시트 촉감 등 섬세한 오감을 만족하는 마케팅을 적용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채 전무는 지난 2년간 다양하고 참신한 브랜드 마케팅을 펼친 공로를 인정받았다. 남성 중심적인 자동차 업계에서 여성 파워를 발휘했다는 평가다. 올해는 미국 인터브랜드가 발표하는 세계 브랜드 가치 평가에서 기아차를 처음으로 글로벌 브랜드 톱 100에 올려놓았다. 채 전무는 “한국에서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듯이 앞으로 여성들이 힘을 내라는 격려로 받아들이고 부드러운 여성의 힘을 발휘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