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대기업 3~4곳 '긴급 지원'…금감원 '그룹별 대책반' 2월 가동

은행과 구조조정 진행

2단계 비상계획 마련
경기 악화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일부 그룹의 연착륙을 유도하기 위해 다음달부터 금융감독원 내에 ‘그룹 구조조정 대책반’이 설치돼 가동에 들어간다.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서 건설 조선 해운 등 일부 업종의 대기업이 극심한 자금난을 겪자 금융감독당국이 2단계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마련,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한국경제신문이 28일 입수한 금감원의 ‘부실기업에 대한 신속한 구조조정 추진 방안’에 따르면 비상계획의 1단계로 설치하는 ‘그룹 구조조정 대책반’은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할 ‘총괄반’과 실무를 담당하는 ‘그룹별 대책반’으로 나눠 운영된다. 대상은 최근 시장에서 회사채를 차환 발행하지 못하거나 채권은행의 상환 압박 등으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그룹 3~4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A그룹 대책반은 금감원 국장이 반장을 맡고 해당 그룹에 여신이 있는 국책은행 및 시중은행 부행장들이 참여해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하게 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책반에서는 그룹별로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만기 도래 상황 등을 고려한 ‘맞춤형 대응 방안’을 만들어 원활한 금융 지원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맞춤형 대응 방안’에는 △시기별 차입금 만기 현황 및 유동성 상황 실시간 모니터링 △계열사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 및 유동성 확보 유도 △계열사 및 해외 현지법인 자금사정 악화시 대응 방안 마련 등이 포함됐다.

업종별 경기 악화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는 충분한 유동성을 지원하면서 구조조정을 꾀하는 방식으로 체질 개선을 유도해 나가기로 했다. 금융당국의 다른 관계자는 “연착륙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그룹과 기업의 부실 우려만으로 채권은행들이 무분별하게 자금을 회수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1단계 대응에도 취약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확산돼 금융시스템 위험(리스크)이 커지면 2단계로 금융위원회·금감원 합동으로 ‘금융시장 안정대책반’을 가동할 계획이다. 위기상황인 만큼 취약그룹의 자금 사정과 회사채·CP 시장, 펀드 환매 동향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대출금 일괄 만기 연장→투기등급 회사채 및 CP 만기 연장 유도→펀드 환매 제한→한국은행의 특별융자 및 긴급자금 지원 등의 조치를 단계별로 취하겠다는 것이다.

류시훈/장창민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