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홀딩스, 리딩투자證 '백기사'…자회사 통해 130억 대출채권 인수
입력
수정
지분공매 위기 넘겨동화그룹이 리딩투자증권 경영진의 백기사로 전격 등장했다. 19일 동화홀딩스는 자회사인 대성목재공업을 통해 하나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130억원 규모의 리딩투자증권 채무를 떠안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동화홀딩스는 리딩투자증권 지분 20.8%에 대한 담보권도 확보했다.
이 지분은 박대혁 리딩투자증권 부회장 등이 보유한 물량이다. 하나은행은 박 부회장 측이 빚을 갚지 못하자 이날 이 지분을 공매 방식으로 처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동화그룹이 이 채무를 모두 인수하면서 경영권 매각도 취소됐다.하나은행은 리딩투자증권 경영권 인수를 위해 공개매각 입찰에 참여할 예정이었던 파인스트리트 사모펀드(PEF)를 비롯한 인수 후보자 두 곳에 입찰이 취소됐음을 지난 18일 저녁 통보했다.
앞으로 리딩투자증권의 경영은 기존 리딩투자증권 이사회가 맡을 예정이다. 하지만 동화그룹이 지분 담보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직간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부회장은 계열사인 W저축은행의 영업정지로 부실책임자로 검찰에 고발당하고 경영권을 박탈당해 경영 일선에 나설 수 없는 상태다. IB업계 관계자는 “평소 박 부회장과 친분이 두터웠던 동화그룹의 승명호 회장이 박 부회장을 극적으로 도와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과 승 회장은 고려대 경영대 선후배 사이로 박 부회장은 80학번, 승 회장은 74학번이다.
한편 리딩투자증권 경영진이 동화그룹과 손을 잡음에 따라 리딩투자증권 최대주주인 리딩밸류프라이빗에쿼티(PEF)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게 됐다.
리딩벨류PEF는 지분 32.27%를 가지고 있지만 펀드 청산절차를 진행 중이어서 사실상 최대주주로서 권리를 행사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 PEF에 투자한 교원공제회 행정공제회 경남은행 등 출자기관(LP) 등은 리딩투자증권 경영진에 기업공개(IPO)를 요청하거나, 또는 동화그룹에 지분 매입을 요청해 투자금을 회수할 것으로 보인다.
안대규/고경봉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