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前대통령 "자장면·탕수육 시켜먹었습니다"

페이스북에 퇴임 후 일상 첫 공개
"절대권력 같았는데 이젠 동네주민"…네티즌 1만7000여명 '좋아요' 호감

“아내와 함께 자장면과 탕수육으로 시장기를 달랬습니다. 후루룩 한 젓가락 입안 가득 넣어 먹다 보니 이게 사람 사는 맛이지….”

지난 24일 청와대를 떠나 서울 논현동 사저로 돌아간 이명박 전 대통령(얼굴)이 페이스북에 퇴임 후 일상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27일 새벽 페이스북에 “정말 오랜만에 옛집에 돌아왔습니다. 어제부터 서재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이삿짐 상자에서 꺼낸 책을 한 권 한 권 펼치며 책장에 꽂다 보니 책 속에 담긴 추억이 새삼스럽네요”라며 근황을 전했다.

또 김윤옥 여사와 함께 자장면과 탕수육으로 식사를 하면서 사람 사는 맛을 느꼈다며 지난 5년간 대통령으로서 답답했던 소회를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의 게시물에는 “퇴임 하루밖에 안 지났는데 이젠 그냥 국민이 되셨네요. 그 자리에 있을 때는 절대 권력 같았는데 이젠 친근한 동네 주민이 되셨네요” “탕수육 소스는 찍어 드셨을까 부어 드셨을까”라는 댓글이 달리는 등 1만7000여명의 네티즌이 ‘좋아요’를 클릭해 호감을 표시했다.

이 전 대통령이 이달 들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은 모두 6개다. 20일 나로호 발사 유공자들을 격려하는 자리를 가진 후 “한국 사람은 삼세판이라는 말이 실감 나네요. 가위바위보도 삼세판,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도 삼세판, 나로호 발사 성공도 삼세판^^”이라며 유머 섞인 글을 남겼다.

23일에는 눈 내린 청와대 앞마당을 바라보는 자신의 뒷모습을 찍은 사진과 함께 “어제 아침엔 깜짝 눈이 내렸습니다. 5년 전 제가 취임하던 날 밤에 눈이 쌓여 하얗게 덮인 청와대 본관으로 첫 출근을 하던 기억이 떠올라 잠시 생각에 젖었습니다”라며 퇴임을 하루 앞둔 심경도 표현했다.

한편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27일 한 방송에 출연해 “이 전 대통령은 5년 임기 내내 새벽 5시에 기상해 밤 1~2시에 잘 때까지, 마치 (시계처럼 생활이 규칙적이었던 철학자) 칸트처럼 생활했던 분”이라며 “요즘엔 잠도 푹 주무시고 못 만났던 사람들도 만나며 편안하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