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일시에 받으면 稅부담 최고 2배 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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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상 나눠 받아야 유리작년 7월부터 퇴직자의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이 의무화됐지만 퇴직금 수령자 대부분이 연금 대신 일시금을 선택하고 있어 노후보장 역할을 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퇴직금을 장기간 나눠 받지 않고 한꺼번에 찾을 경우 세부담을 최고 두 배가량 높였다.
1월 연금방식 수령 1.3% 그쳐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 1월 퇴직급여를 수령한 사람 2만8859명 가운데 연금 방식을 선택한 사람은 1.3%(389명)에 그쳤다. 작년 1월(0.9%)보다는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일시금으로 받은 사람이 압도적이었다. 퇴직자들은 퇴직금을 일단 은행이나 증권사 등의 IRP 계좌에 예치해야 하는데, 대부분이 이 계좌에서 한꺼번에 찾아 사업자금 가족증여 등의 목적으로 썼다는 설명이다. 박홍민 삼성생명 퇴직연금연구소장은 “은퇴 이후엔 판단력이 흐려지고 금융정보에도 둔감해지기 때문에 퇴직금을 한꺼번에 찾으면 금방 바닥날 수 있다”며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선 우리와 반대로 대다수 퇴직자들이 연금수령 방식을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지난달 중순 시행된 세법 개정안을 통해 장기 연금수령 방식을 유도하고 있다. 종전까지는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으면 금액에 관계없이 약 3%의 실효세율이 매겨졌지만, 이 세율이 최고 7%로 높아졌다.
예를 들어 10년간 연평균 1억2000만원의 급여를 받아 1억원의 퇴직급여를 받게 된 사람이 부담해야 할 세금은 종전 336만원에서 534만원으로 59% 늘어나게 됐다. 다만 작년까지 누적된 퇴직금에 대해선 종전 규정이 적용된다. 퇴직금을 IRP 계좌 등에 넣고 10년 이상 장기간 수령하면 세금이 줄어든다. 연금소득세의 원천징수 세율은 종전(5%)과 같지만 종신수령 방식을 선택하거나 나이가 많아지면 최저 3%만 적용한다.
권도형 한국은퇴설계연구소 대표는 “은퇴 이후엔 퇴직 전 월평균 소득의 70% 정도가 꾸준히 나올 수 있도록 재무계획을 짜는 게 중요하다”며 “퇴직연금 없이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만 갖고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