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 모두투어, 성수기 앞두고 표정 엇갈리는 까닭은?

여행업계 최대 성수기인 3분기를 앞두고 업계 1, 2위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주가가 엇갈린 흐름을 보이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하나투어 주가는 16.72% 올랐다. 지난해부터 오름세를 탄 하나투어는 1년5개월 만에 두 배 이상 뛰었다. 반면 모두투어 주가는 올 들어 11.62% 하락했다. 양사 주가가 엇갈린 흐름을 보인 것은 올 1분기 실적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하나투어의 올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134억54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19% 증가해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반면 모두투어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6.97% 줄어든 55억 원에 그쳐 예상치를 밑돌았다.

모두투어의 실적 부진은 지난해 의욕적으로 기획한 대규모 이벤트 실패 탓이다. 업계 2위 모두투어는 1위 하나투어와의 시장 점유율 격차를 좁히기 위해 저가 외항사 전세 항공기를 빌려 태국 방콕과 필리핀 바클로드로 출항하는 여행상품을 기획했다. 모두투어는 해당 항공기 좌석 8500석을 전부 팔아치우며 기대에 부풀었다. 하지만 필리핀 당국으로부터 당초 착륙하기로 예정됐던 바클로드공항이 국제선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아 입국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

국토해양부가 방콕행이 예정됐던 태국 항공기(U-Airline)의 안정성을 지적하면서 이마저도 백지화 됐다.

기대했던 호재가 악재로 바뀌면서 모두투어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해당 고객들을 당초 상품 판매가격보다 비싼 상품으로 전환해 주면서 발생한 손실액 전부를 모두투어가 떠안았다. 손실액은 컸다. 결국 모두투어의 1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지인해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모두투어 입장에선 어닝 서프라이즈를 노렸던 분기였을 것" 이라며 "24년 영업 동안 처음 발생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적잖은 타격을 입게됐다"고 평가했다.

2분기에도 영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손실 반영 규모는 1분기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조병희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4월까지 일정 부분 손실이 반영될 전망" 이라며 "모두투어의 2분기 실적도 다소 부진하겠지만 1분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는 여행업계의 전통적인 비수기여서 실적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지난해와 비교해 해외로 나가는 관광객은 큰 폭으로 늘었지만 올 2분기는 조류독감(AI), 원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이 예상된다.

다가오는 3분기에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7월과 8월에는 방학과 여름휴가가 있어 최성수기인데다 올해 추석명절이 징검다리 연휴여서 사상 최대 실적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주가 흐름도 당분간 조정을 거친 후 3분기 직전을 기점으로 견조한 흐름을 나타낼 것이란 게 증시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지 애널리스트는 "여행사들의 3분기 계약 현황이 파악되는 6월부터 실적 여부에 따라 주가도 급등세를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성종화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전통적으로 3분기 직전 여행주 주가는 큰 폭으로 뛰었다" 며 "하나투어는 지난달 22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이후 단기 조정을 받아 주가가 내림세지만 최대 성수기인 3분기 직전 전고점 탈환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