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식 조향장치, 부품수·무게 줄여 연비 향상

[현대모비스가 들려주는 車 이야기]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화두는 ‘다운사이징’이다. 엔진과 주요 부품, 차체의 무게와 크기를 줄여 연비를 개선하면서도 출력을 유지하거나 높이는 것을 말한다. 자동차 회사와 부품 업체들은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차체에 사용하는 재료물질을 변화시키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부품으로는 운전대를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전동식 조향장치(MDPS·사진)가 대표적이다. 그동안 오일의 압력을 이용해 조향했던 유압식 방식이었지만 전동식은 오일을 없애 부품 수를 절반으로, 무게는 5㎏을 줄여 연비를 향상시켰다. 폐오일 유출로 인한 환경오염도 막을 수 있다. 재료를 바꾼 사례로는 에어백 커버와 쿠션을 감싸는 마운팅 플레이트라는 장치가 있다. 철강에서 플라스틱으로 재질을 바꿔 무게를 55% 줄였다. 서스펜션의 구성품 중 일부도 재료를 알루미늄으로 바꾸면서 30%가량 무게를 절감했다. 무게 감량이 연비 개선에 직접적인 효과로 나타나자 자동차 회사들은 철강 대신 마그네슘, 알루미늄, 플라스틱 등 강성은 높고 가벼운 재질을 적용하고 있다.

최근 주목받는 자동차 재료로는 탄소섬유가 있다. 무게는 강철의 4분의 1에 불과하지만 10배의 강성을 지닌 물질이다. 탄소섬유를 사용하면 차량 무게가 약 30% 이상 가벼워져 연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그러나 고가인데다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은 성형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아직까지는 출고 대수가 적은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들만 고비용을 감수하고 탄소섬유를 채택하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불황과 고유가, 배기가스 배출 규제 강화로 자동차 재료물질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재료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연비 개선, 안전성 및 주행성 확보 등 큰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의 성형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술과 새로운 재료물질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되고 있다. 가볍고 빠르면서도 안전한 ‘꿈의 자동차’를 만나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

자료제공=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