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컬러볼 볼빅 첫 'LPGA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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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선수들 관심 커져국내 골프공 제조업체 볼빅이 후원 선수인 이일희(25)의 미국 LPGA투어 우승으로 겹경사를 맞았다. 이일희는 국산 볼을 사용해 미 투어에서 우승한 첫 번째 선수가 됐다. 그동안 볼빅 공(사진)으로 정규 투어에서 우승한 선수는 2011년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메이저대회인 ‘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 우승자 최혜정이 유일했다.
볼빅은 2~3년 전부터 LPGA투어에 눈을 돌렸다. 한국 선수뿐 아니라 외국 선수들에게 볼을 후원하면서 시장을 개척해나갔다. 이일희가 우승한 퓨어실크 바하마클래식에서 공동 13위를 차지한 린지 라이트(호주)를 비롯 지난주 모빌베이클래식에서 준우승한 포나농 파트룸(태국) 등이 볼빅 볼을 사용한다. 볼빅은 또 캐디빕(캐디가 입는 조끼)에 로고를 새기고 2부투어에 공식 연습구와 주니어 육성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등 매년 100만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비스타(Vista)iS 노란색 컬러볼을 사용하는 이일희는 “스핀력뿐만 아니라 퍼포먼스도 뛰어난 공이어서 마음에 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많은 외국 선수들이 볼빅 공의 색상이 ‘펑키하다’고 관심을 보인다. 흐린 날씨에도 잘 보이고, 바람에도 공이 밀리지 않아 이번에 특히 더 주목받았다”고 했다. 이일희는 “개인적인 첫 우승의 의미도 있지만 국산 볼이 미국 무대에서 태극기를 꽂았다는 데 또 다른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첫 주자가 내가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1980년 설립된 볼빅은 2009년 8월 문경안 대표이사 겸 회장이 인수한 뒤 컬러볼 돌풍을 일으키며 1년 만에 3%에 불과하던 국내 시장 점유율을 30%대로 끌어올렸다. 매출 역시 인수 전보다 10배 이상 증가한 270억원가량을 기록했으며 최근에는 흰색 볼을 출시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