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동 접는 여성들…근로소득 손실액 60조

LG경제硏 보고서
21% 417만명 경력단절
여성이 아이를 키우고 집안 일을 하기 위해 경제활동을 포기한 데 따른 근로소득 손실액이 60조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LG경제연구원은 28일 ‘여성 경력 단절에 따른 소득 손실 크다’라는 보고서에서 “전체 생산가능(15~64세) 여성 인구의 21%인 417만명(2012년 기준)이 육아 및 가사를 이유로 경제활동을 포기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지난해 한국의 여성 고용률은 48.4%로 지난 10년간 0.7%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한국의 여성 고용률은 미국(62.0%)을 비롯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56.7%)에 크게 못 미쳤다.

보고서는 육아 및 가사를 이유로 경제활동을 포기한 여성들이 노동시장에 나와 각각 해당 연령대 여성의 평균 취업률로 고용된다고 가정할 때 전체 여성의 고용률은 63%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여성 고용률보다 14.6%포인트 높은 것이다. 연구원은 이들이 고용되면 여성의 근로소득 총액도 지난해 216조3000억원에서 276조5000억원으로 60조2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혜림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60조원은 여성이 출산·육아 및 가사 부담으로 인해 직업을 포기함으로써 발생하는 잠재적 소득 손실”이라며 “국가 경제 전체로 보면 여성 노동력을 활용하지 못하는 데 따른 기회비용”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런 근로소득 손실액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여성 근로소득 손실분은 54억달러로 GDP의 0.1%에 불과했다.

특히 고학력 여성의 경우 경력 단절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대졸 여성 고용률은 30세를 기점으로 10%포인트 이상 떨어진 후 회복되지 못해 연령별 고용률이 ‘L자’형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대졸 여성의 잠재소득 손실분은 30조원에 달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