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동아제약 지주사 전환 '가시밭길'
입력
수정
동아에스티 주가하락에 주식 교환해 지배력 강화▶마켓인사이트 6월6일 오후 2시40분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 중인 동아쏘시오그룹이 난관에 봉착했다. 사업자회사인 동아에스티의 주가가 꾸준히 하락해 지주회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비슷해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주식교환을 통해 지배력을 강화하려던 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의 4남 강정석 사장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동아에스티는 지난 3월1일 옛 동아제약을 인적 분할해 설립됐다. 분할 이후 재상장 첫날인 지난 4월8일 동아쏘시오홀딩스는 가격 제한폭까지 뛰어 10만4500원에 마감했고, 동아에스티는 12.90% 급락해 14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강정석 사장 계획 틀어져 "주식매입 등 주가부양 검토"
보통 상장사가 지주회사 전환을 위해 인적분할을 한 뒤 거래를 재개하면 사업자회사의 주가가 지주회사보다 양호한 흐름을 보인다.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최대 주주는 보유하고 있던 사업자회사의 주식을 지주회사 주식으로 바꿔 지배력을 강화시킨다. 그러려면 사업자회사의 주가가 지주회사보다 높은 것이 유리하다.
그런데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동아에스티는 재상장 첫날부터 주가가 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동아에스티 주가는 지난달 3일 16만3000원을 기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지난 5일에는 12만5000원에 마감했다. 동아쏘시오그룹이 지주회사 전환에 나선 것은 최대주주 강 사장의 취약한 지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현재 강 사장은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동아에스티 지분을 각각 5.54% 보유하고 있다.
강 사장은 보유 중인 동아에스티 주식을 동아쏘시오홀딩스 주식으로 교환해 지분율을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동아쏘시오홀딩스 역시 자회사인 동아에스티 지분율을 20% 이상으로 높여 법적으로 지주회사 요건을 갖춰야 한다. 이때 동아쏘시오홀딩스에 대한 강 사장의 지분율 증가폭은 동아에스티와 동아쏘시오홀딩스 간의 주가 차이가 결정한다. 즉 동아에스티 주가가 동아쏘시오홀딩스보다 높을수록 강 사장의 지분율이 높아지는 구조다.
동아쏘시오그룹 측은 비상이 걸렸다. 지대현 동아에스티 IR팀장은 “자사주 매입 등으로 주가를 부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결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