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7인 회의' 공모로 부품성적 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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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검증社·승인기관JS전선이 2008년 신고리원전 1·2호기 등에 납품한 제어케이블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사건은 JS전선과 검증업체인 새한티이피, 승인기관인 한국전력기술이 조직적으로 저지른 범행으로 드러났다.
검찰 "조직적 범행" 녹취록·회의록 확보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수사단은 이들 세 기관이 제어케이블 납품을 앞두고 이른바 ‘7인회의’를 한두 차례 열어 시험성적서를 위조할 것을 공모한 정황을 포착,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7인회의에는 이미 구속된 엄모 JS전선 고문(52)과 문모 전 간부(35), 이모 새한티이피 내환경검증팀장(36), 이모 한전기술 부장(57)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한티이피 임원과 한전기술 고위 간부 등 세 명도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한전기술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7인회의 녹취록과 회의록을 확보, 이날 관련자를 잇달아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장은 당초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하다가 검찰이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자 7인회의가 있었음을 시인하고 “당시 실무자여서 고위 간부가 시키는 대로 회의를 준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오모 새한티이피 대표(50)를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경위를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오 대표가 회삿돈 수천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포착하고 자금 출처와 사용처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오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의 구체적인 진술 내용이나 수사 진행 상황은 밝힐 수 없다”며 “이 부장이 왜 위조된 시험성적서를 승인해줬는지와 윗선의 개입이 있었는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