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방은행 총재의 경고…"멧돼지는 Fed 압박 말라"

투기자금에 시장 과민반응…Fed 출구전략 고수해야
리처드 피셔 미국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는 “금융시장에 미국 중앙은행(Fed)으로 하여금 양적완화의 출구전략을 보류하도록 압박하는 멧돼지 떼(대규모 투기자금)가 있다”고 말했다.

Fed의 금리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대표적인 ‘매파(물가안정론자)’인 피셔 총재는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주가 급락, 금리 급등과 같은 금융시장 동요에 대해 “시장이 Fed를 시험하려고 한다”며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Fed가 영원히 시장을 지탱해주거나 국채 매입을 계속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며 출구전략에 대한 시장의 과민 반응을 비판했다. 시장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Fed가 출구전략을 밀어붙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피셔 총재는 “1992년 ‘검은 수요일(9월16일)’에 영국 중앙은행(BOE)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잊지 않고 있다”며 최근 금융시장의 동요를 헤지펀드의 제왕 조지 소로스의 파운드화 공격에 비유했다. 당시 소로스펀드는 파운드화가 고평가돼 있다고 보고 대규모 공매도에 나섰고 다른 투자자들도 이에 가세했다. BOE가 환율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BOE는 결국 유럽환율체제(ERM)에서 탈피해 변동환율제를 채택하고 환율을 절하했다. 일개 헤지펀드의 공격에 BOE가 백기 투항한 셈이다.

피셔 총재는 “어느 누구도 Fed를 깨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시장의 대규모 자금은 마치 멧돼지처럼 스스로 떼를 지어 조직화하고 취약한 곳이나 냄새가 나면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라야나 코체를라코타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도 이날 “Fed가 매우 공격적으로 돈을 회수할 것으로 시장이 인식하고 있는데 이는 오해”라며 “이런 잘못된 인식은 고쳐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