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여성 리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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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만 보고 달려온 한국사회의 이면최근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지수(Glass Ceiling Index)’를 보면 한국은 26개 국가 중 꼴찌를 차지해 여성에게 가장 야박한 나라로 비친다. 대부분의 남편들이 골프채 하나를 바꾸고 싶어도 아내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집안의 실세는 여자임이 분명한데 여전히 한국 사회에는 보이지 않는 단단한 장벽이 존재하나 보다.
이젠 여성들이 일할 환경 만들어야
다니엘 코스텔로 AIA생명 대표 KR.CorpComm@aia.com
한국에서 여성이 성공하기란 왜 이리 힘든 것일까. 한국 여성들의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인가. 거친 비즈니스 세계에서 제 몫을 다하기엔 한국 여성들이 나약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인가. 냉정히 말해 이 문제는 한국 사회만의 문제는 아니다. 사실 모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나아가 전 세계의 문제다. ‘유리천장’ 아래 갇힌 남성은 드물다 보니 남성의 ‘유리천장지수’를 측정하는 기관도 없다. 말하자면 모든 나라들이 사실 여성 인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왜 한국은 선진국 중 남녀불평등이 가장 심각하다는 불명예를 안고 있을까.
여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것이다. 한국의 문화적, 역사적 배경도 큰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지만 지금은 한국인의 의식도 많이 달라졌다. 그럼에도 한국이 아직도 여성이 성공하기 척박한 땅으로 남아 있는 것은 오랜 시간을 두고 천천히 경제가 발전한 다른 나라들과 달리 삽시간에 큰 성장을 이룬 데에 그 원인이 있다고 본다. 경제가 서서히 발전하면서 불합리한 제도들이 단계적으로 개선돼야 하는데 한국은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남녀불평등이라는 케케묵은 문제에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한국은 여성 대통령 시대를 맞이하면서 여성들이 우리 사회에서 더 높은 자리에 올라 더 큰 목소리를 내길 기대하는 중이다. 그러나 가만히 앉아 대통령이 ‘유리천장’을 부숴주길 기다려선 안 될 것이다. 한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유능한 여성 인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여성들을 위한 속성 관리자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수도 있을 것이고, 워킹맘들이 좀 더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필자도 여성 상사 아래서 10년을 일한 경험이 있다. 남자 상사가 익숙했던지라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좋은 멘토-멘티가 돼 그 10년 동안 경력상의 큰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어서 훌륭한 여성 상사들이 많이 배출되길 바란다.
다니엘 코스텔로 < AIA생명 대표 KR.CorpComm@ai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