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리점과 부품현황 공유…재고관리 시간 30%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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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창조경영#경기 광주에 있는 자동차 부품 대리점 영은의 재고 창고에는 ‘스트라이크 존’과 ‘골드 존’이 있다. 입출고 빈도 수를 고려해 부품을 구분해놓은 곳이다. 단순한 아이디어 하나로 이 회사는 재고를 보관하고 꺼내는 시간을 30% 이상 단축했다.
협력사와 아름다운 동행
해외 동반진출 협력사에 中 최첨단 기술센터 개방
생산 관리시스템 구축 지원…업체 돌며 기술 무료 컨설팅도
현대모비스가 개최하는 ‘우수 대리점 세미나’에 소개된 사례다. 모비스는 2010년부터 매년 전국 부품판매 대리점을 대상으로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 경진대회’를 열고 있다. 우수한 사례를 발굴해 전국의 대리점과 공유하고 다른 대리점들도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모비스의 이런 활동은 협력업체와 같이 가는 동반성장의 첫걸음이 되고 있다. ○中 최첨단 시험센터 개방
모비스는 지난 4월 해외에 함께 진출한 협력업체에 세계적 수준의 최첨단 장비를 갖춘 중국 기술시험센터를 개방했다. 자체 시험 장비를 갖추지 못한 중소 협력업체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해서다. 협력사들은 전자시험실, 측정실, 성능시험실 등 각종 설비와 140여종에 이르는 최신 장비를 갖춘 기술시험센터에서 품질시험과 인증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중국 현지법인인 상해모비스 관계자는 “이곳에서 지난 1년 동안 진행한 1만여건의 시험 가운데 절반은 협력업체가 수행한 것”이라며 “시험센터 개방 이후 협력업체들이 생산하는 부품의 품질 경쟁력이 크게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모비스는 생산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협력사에 국내외 공장을 전면 공개했다. 보안에 민감한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공장 개방은 이례적인 일이다. 모비스는 146개의 1·2차 우수 협력업체를 선정해 공장에 초청하고 공장관리, 공정개선, 품질보증 시스템에 이르는 전 과정을 보여줬다. 현형주 현대모비스 구매본부장(전무)은 “협력사는 외부인이 아닌 한 가족”이라며 “협력사의 품질을 높이면 전체적인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품질 관리 시스템 무상 제공
모비스는 이달부터 중소 협력업체의 생산공장에 ‘품질 및 에너지 관리시스템’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모비스 본사에 원격 생산관리 표준시스템을 설치하고 이를 부품협력사가 공동 활용하는 형태다. 개별 협력사가 관련 시스템을 구축·운영하게 되면 큰 비용이 든다. 하지만 이같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반으로 표준화된 관리시스템을 활용하게 되면 중소협력사들은 저비용으로 효율적인 생산관리가 가능해진다. 모비스와 협력업체가 동시에 생산공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게 된다. 생산라인에서 이상이 발생하면 즉각 대응이 가능해져 제품 불량률을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모비스가 각 협력사의 공정운영을 비교 분석해 최적화된 운영표준을 마련하고 협력사들에 제공하기 때문에 공정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모비스는 오는 10월까지 우선 4개 협력사가 이 관리시스템을 시범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효과검증과 개선을 통해 전체 협력사로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대상자로 선정된 협력업체는 보안안전부품인 램프와 중요 부품으로 분류되는 오디오용 사출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다. ○무료 컨설팅 지원
모비스는 외부전문가와 내부전담인력으로 구성된 별도 태스크포스팀(TFT)을 통해 협력사에 컨설팅도 무상 지원한다. 이 지원활동은 사출제품을 생산하는 8개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올해 말까지 실시된다.
이 기간 동안 금형제작기술사 등 해당 분야 국내외 전문가들이 협력업체를 돌며 설비, 금형, 사출조건 등을 진단해 개선점을 찾아내고 기술 지도를 한다. 이를 통해 해당업체들의 품질경쟁력을 3050%까지 향상시킨다는 목표다. 컨설팅 비용은 모비스가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모비스는 협력업체들의 연구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00여건에 이르는 독자기술 관련 특허권을 협력사들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했다. 지난해는 160여건의 신기술을 협력사와 공동 개발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