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 Estate] '4·1 대책' 후속조치…부동산 시장 볕드나

정부 수도권 공급 축소에 미분양 감소 가능성
업체들 30% 파격 할인에 무상 옵션 등 제공
서울 전셋값으로 수도권 아파트 구입 '찬스'
생활 근거지 주변 가격 메리트 있는 곳 '관심'을
정부가 지난 24일 수도권 주택물량 축소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4·1 부동산 대책’ 후속조치를 발표했다. 이는 6월 말 취득세 감면 혜택 종료 이후 ‘거래절벽’이 가시화되자 주택시장을 조기에 정상화시키려는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로 풀이된다. 매매 활성화 등 집값 상승을 견인할 수 있는 핵심 조치인 세금대책이 빠져 단기간에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로 전환되기는 쉽지 않겠지만 투자심리가 냉각되는 것은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주택시장 장기 침체로 꽁꽁 얼어붙었던 수도권 미분양 시장도 ‘4·1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서서히 활력을 회복할 전망이다. 정부가 2016년까지 수도권 공공주택 물량 11만9000가구를 줄이고, 5만1000가구의 분양 시기를 조절키로 함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주택가격이 회복세로 전환되고 미분양 주택도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리츠가 미분양 주택을 사들이고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전세로 활용하는 방안도 시행될 예정이어서 미분양 주택시장은 ‘겹호재’를 맞고 있다.

박합수 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은 “주택업체들도 미분양 아파트에 대해 가격 할인과 중도금 이자 지원 등 다양한 금융 혜택, 무상 옵션 등을 제공하고 있다”며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서울 전셋값 수준으로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파격 할인…대단지 미분양 관심 취득세 감면 혜택이 종료된 데다 여름 비수기마저 닥치자 주택건설사들은 대대적인 미분양 아파트 판촉 활동에 나서고 있다.

중대형 미분양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 할인율이 파격적이다. 김포시 용인시 파주시 고양시 등 수도권 일부 대형 아파트는 30% 내외의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다. 대다수 미분양 아파트도 발코니 무료 확장, 중도금 이자 지원 등을 적용 중이다. 4872가구가 들어선 고양시 덕이지구 일산 아이파크의 경우 당초 분양가는 3.3㎡당 1400만원대였으나 최저 900만원대로 낮췄다.

추가 발코니 확장, 시스템 에어컨 등 풀 옵션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고, 그외 30% 가격 할인에 추가 혜택이 더해진다.

서울에서는 왕십리와 답십리 등 도심권 대단지 미분양 물량이 눈에 띈다.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 삼성물산 등 대형 업체들이 시공한 왕십리뉴타운 2구역 ‘텐즈힐’이 대표적이다. 1148가구의 대단지로 전용 55~157㎡ 512가구가 일반 분양분이다. 분양가의 최대 20%까지 할인해 준다. 답십리 16구역을 재개발한 ‘답십리 래미안 위브’도 분양 중이다. 총 2652가구로 전농·답십리 뉴타운 중 최대 규모다. 이 밖에 동부건설이 인천 귤현동에서 공급 중인 1425가구의 ‘계양 센트레빌’도 관심 단지다. 현재 잔여물량은 전세로도 입주 가능하다. 인천지하철 1호선 귤현역과는 걸어서 5분거리다. 인천공항철도와 인천지하철 1호선 환승역인 계양역과도 가까워 서울역까지 30분대면 도달할 수 있다.

SK건설은 경기 화성시 반월동에서 1967가구의 ‘신동탄 SK뷰파크’를 분양 중이다. 동탄1신도시 도로 건너편에 자리잡고 있다. 3.3㎡당 분양가는 평균 888만원으로 인근 동탄1기 신도시의 매매가(1050만~1200만원대)와 동탄2기 신도시 분양가(1040만~1100만원대)보다 평균 150만원 이상 낮다.
발전 가능성 꼼꼼히 따져 선발 투자

미분양 아파트 중에서도 잘 찾아보면 입지와 주거 환경이 좋은 단지가 적지 않기 때문에 내집 마련 실수요자라면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분양가도 동급의 아파트라면 신규 분양보다 더 저렴하다. 추첨이 아닌 선착순이기 때문에 동·호수 지정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혜택에만 끌려 계약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분양받을 때는 좋아 보여도 막상 입주할 때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 특히 요즘 미분양 아파트는 분양가가 비싼 경우가 많아 주변 시세와 비교해 적정 가격이라고 여겨질 때만 계약해야 한다. 주택 내부설계와 단지 내 배치가 잘 이뤄졌는지도 확인하고 혐오시설, 편의시설, 교통 여건 등 주변 환경을 꼼꼼히 분석해야 한다.

주변 시세가 오르는 지역도 관심 대상이다. 미분양 아파트 분양가는 그대로지만 시세는 주변 아파트와 함께 오르기 때문이다. 미분양 아파트는 원하는 동·호수를 수요자가 고를 수 있지만 분양업체는 로열층은 언제든 팔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저층을 먼저 팔려고 한다. 따라서 특정 동·호수가 아니면 계약하지 않겠다고 분양업체에 통보한 뒤 기다려보는 것도 요령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여름 비수기를 맞아 주택업체들이 분양가 할인과 취득세 지원 등 대대적인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생활 근거지 주변 단지 중 가격 메리트가 있는 단지에 대해 선별적으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