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 '술과 약에 취한 채 제물로 바쳐져' 충격… 잉카 미라 살펴봤더니

아르헨티나에서 발견된 3구의 미라가 충격을 주고 있다.

30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실린 조사결과에 따르면 제물로 바쳐질 어린이들은 죽기 몇주 전부터 알콜과 마약을 섭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발견된 미라 중 10대 소녀는 죽기 전 약에 취해있었다. 브래드포드 대학의 엠마 브라운 박사(고고학)는 "스페인 연대기에서 볼 수 있듯 어린이들은 제국의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전쟁, 자연재해 등 다양한 이유로 희생됐다"고 밝혔다.

소녀의 미라는 1999년에 6,739m 높이의 유야이야코화산 정상 구덩이에서 어린 여자,남자 아이 미라와 함께 발굴됐다. "발굴된 미라들은 보존 상태가 매우 뛰어나 세계에서 가장 잘 보존된 미라"라고 브라운 박사는 설명했다.

다국적 연구진들은 법의학적 테스트를 통해 미라의 머리카락을 화학적으로 분석했다. 이들은 세 구의 미라가 죽기 몇달 전 알콜과 코카인 잎을 섭취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알코올과 코카인잎은 주로 잉카제국의 의식이나 사회 고위층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됐다.소녀는 죽기 1년 전부터 코카인 섭취를 급격히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두 아이들보다 긴 소녀의 머리카락이 분석에 유용하게 사용됐다.

소녀는 죽기 몇 주전부터 다량의 술도 섭취했다. 이런 사실은 그녀와 선택된 다른 제물들이 산 정상 구덩이로 끌려가 죽기까지 과정이 술에 취한 사이 행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10대 소녀 미라의 경우 어떤 폭행 흔적을 찾아볼 수 없고 모든 의식에 순응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적당한 지방량을 가지고 있었고 옷 머리를 아름답게 치장했다"고 브라운 박사는 말했다.그는 세 미라의 죽음의 순간과 관련, "묻혔던 곳이 해발고도 6000m 이상 산 정상이었고, 그들이 취해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아마도 잠든 듯 조용히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 구의 미라는 현재 아르헨티나 살타에 있는 고고학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소녀의 미라는 2007년 9월 공개됐다. (사진=유튜브영상 캡쳐)

브라운 박사는 "역사적 맥락으로 볼 때 매력적이거나 재능있는 여자들이 제물로 선택됐을 것" 이라며 "잉카제국에는 제물을 선택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발굴된 미라는 500여년 전 잉카제국 시절의 인물로 추정된다. 잉카제국은 유럽인들에 의해 15세기 멸망할 때까지 남아메리카 지역을 지배했다. 한경닷컴 이정진 인턴기자 jleel08030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