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부실債 비율 2년來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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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여파…우리·농협·산업銀 2%대 급등조선사 해운사 등의 구조조정 여파로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2년 만에 최고로 뛰어올랐다. 우리은행과 농협·수협·산업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은 각각 2%를 넘어섰다.
2분기 부실채권 11조 증가
금융감독원은 6월 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1.73%로 3월 말(1.46%)보다 0.27%포인트 상승했다고 8일 발표했다. 이는 2011년 6월 말(1.7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부실채권 비율은 은행의 총대출 가운데 ‘고정’ ‘추정손실’ ‘회수의문’ 등으로 분류된 대출 비중을 말한다. 기업여신이 상대적으로 많은 은행에서 부실채권 비율이 급등했다. 우리은행이 2.90%로 가장 높았다. 농협은행·수협은행(각 2.30%)과 산업은행(2.12%)도 2%대를 넘어섰다.
6월 말 부실채권 규모는 3월 말에 비해 4조4000억원 증가한 24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부문별로는 기업여신 부실채권이 21조3000억원으로 4조6000억원 증가한 데 반해 가계와 신용카드 부문은 각각 1000억원 감소했다.
2분기에 새로 발생한 부실채권은 10조7000억원으로 1분기(5조6000억원)의 2배에 육박했다. 이 가운데 기업여신 신규 부실이 9조4000억원으로 전체의 87.6%에 달했다.
기업여신 부실채권 비율은 2.22%로 0.43%포인트 상승했다. 조선 등 경기에 민감한 업종의 잠재부실이 현실화된 영향이 컸다. 특히 STX그룹 성동조선 SPP조선 등의 구조조정이 계속되면서 조선업(6.86%)과 해운업(6.59%)의 부실채권 비율은 3월 말보다 5.03%포인트, 4.94%포인트씩 급등했다.
반면 가계여신 부실채권 비율은 은행들의 적극적인 매각 및 상각 등으로 같은 기간 0.78%에서 0.74%로 0.04%포인트 하락했다. 신용카드 부실채권 비율도 1.53%로 0.14%포인트 떨어졌다. 권창우 은행감독국 건전경영팀장은 “충당금을 충분히 쌓도록 하는 한편 부실로 인식된 채권을 조기에 매각하거나 상각하도록 지도해 은행의 손실흡수 능력을 높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