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걸의 헤지스, 대만 찍고 태국 상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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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진출 가속화LG패션의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가 대만에 이어 태국에 진출한다. “LG패션의 대표 브랜드인 헤지스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자”는 구본걸 LG패션 회장(사진)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대만과 태국에 동시에 진출한 한국 패션 브랜드는 헤지스가 처음이다.
11일 LG패션은 태국의 10대 기업으로 꼽히는 사하그룹의 패션·유통 전문기업 ICC 인터내셔널과 헤지스의 태국 판매 독점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ICC 인터내셔널은 닥스, 라코스테, 엘르, 와코루 등 100여개의 해외 브랜드 및 자체 브랜드를 판매하는 태국 최대 패션 유통기업으로 총 3600여개의 유통망을 갖고 있다. 헤지스는 이 유통망을 이용해 태국에서 올해 하반기에 플래그십스토어(브랜드를 대표하는 대형 종합 매장) 등 2개의 매장을 낼 계획이다. 2017년까지 백화점을 중심으로 총 20개의 매장을 열고 100억원의 매출을 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선 헤지스의 남성복과 여성복 제품을 판매한 뒤 향후 골프의류와 잡화 등 전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태국은 아열대성 기후인 데다 최근 한류 열풍으로 한국 연예인들이 입은 패션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 피케셔츠 같은 헤지스의 대표 상품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헤지스가 올해 3월 대만에 진출한 지 5개월 만에 태국에도 나가는 등 해외시장에 빠르게 진출하는 것은 글로벌 브랜드를 확보한다는 LG패션 회장의 경영목표에 따른 것이다. 특히 LG패션의 대표이사인 구 회장은 1년의 절반 이상이 ‘해외 출장 중’일 정도로 해외시장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행인원도 없이 매장을 둘러보면서 직접 옷을 만져보는 등 시장조사에 공을 들인다는 설명이다.
심창현 LG패션 홍보팀장은 “불황이긴 하지만 우리 회사의 대표 브랜드인 헤지스를 ‘글로벌 파워 브랜드’로 육성하자는 취지에서 특히 브랜드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동남아시아를 집중 타깃으로 한 것”이라며 “헤지스는 2007년 중국에 LG패션 브랜드로 처음 진출해 매년 100% 이상 성장하는 등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에 이번에 대만과 태국에도 제일 먼저 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LG패션은 대만과 태국을 발판으로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도 헤지스를 수출할 예정이다. 2000년 영국 케임브리지대 내 로잉클럽의 이름을 본떠 만든 헤지스는 지난 10여년간 급성장해 ‘폴로’ ‘빈폴’과 함께 캐주얼 브랜드 ‘빅3’로 꼽히고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