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률 전 민주당 의원 실종…금감원 간부는 무혐의로…알앤엘바이오서 받은 5억 '배달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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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업체인 알앤엘바이오로부터 억대 로비 자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김종률 전 민주당 국회의원(현 충북도당 위원장·51·사진)이 12일 한강에서 실종됐다. 경찰은 그가 전날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고민하다가 투신한 것으로 보고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융감독원 관계자가 김 전 의원에 의해 누명을 쓰고 구속됐던 것으로 드러나 해당 수사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경찰 “김 전 의원 한강서 투신한 듯”서울 방배경찰서에 따르면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5시45분쯤 김 전 의원이 한강에 투신했다는 신고를 받고 100여명을 동원해 수색작업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서울 반포동 서래섬 수상레저 주차장에서는 김 전 의원의 차량이 발견됐고, 인근 요트 선착장에서는 그의 신발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선착장 폐쇄회로TV(CCTV) 분석 결과 오전 3시쯤 투신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의 서울 도곡동 자택에서는 ‘미안하다, 아이들을 잘 부탁한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또 그는 “억울하고 무력감, 이 꼴 저 꼴 보기 싫은 회의감만 있다. 내가 다 지고 간다”는 내용의 A4용지 2장 분량 ‘검찰에 보내는 글’을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의원에게 무슨 일이
수사 당국은 김 전 의원이 투신했다면 전날 검찰 조사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서영민)는 2011년 1월 금감원 회계서비스2국장 재직 당시 알앤엘바이오 측으로부터 부실 회계 무마 대가로 5억원을 챙긴 혐의로 윤모 연구위원을 지난달 30일 구속했다. 이는 당시 알앤엘바이오 고문으로 있던 김 전 의원이 “라정찬 알앤엘바이오 회장으로부터 5억원을 받은 뒤 서울 모 호텔에서 윤 위원에게 직접 건넸다”고 주장한 데 따른 것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의원이 5억원을 건네기로 한 호텔에 윤 위원의 대역을 준비해 놓고 함께 간 기사에게 ‘저 사람에게 돈을 건넸다’고 거짓 진술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윤 위원의 교통카드 이용 내역을 분석해 김 전 의원이 돈을 건넸다고 진술한 시간에 그가 자택 부근 역에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 이후 거짓말탐지기까지 동원한 결과 김 전 의원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후 검찰은 김 전 의원이 실종되기 전날인 지난 11일 그를 불러 조사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조사에서 “배달 사고로 윤모 위원을 곤란하게 만들어 미안하다. 자금의 용처 등 나머지 부분은 변호사를 선임해 다음에 조사받겠다”고 자백한 뒤 저녁 6시30분께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윤 위원은 무혐의로 석방됐다.
김 전 의원은 사법연수원 25기로 변호사 생활을 하다가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17·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알앤엘바이오 수사 확대되나
김 전 의원 실종으로 알앤엘바이오의 로비 시도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 업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검찰은 지난 4월 라 회장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 등을 포착하고 이 회사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 관계자는 “분식 회계, 해외 비자금 조성 혐의 등을 추가로 잡고 역외 자금 흐름 등을 추적해 왔다”고 전했다.
정소람/박상익 기자 ram@hankyung.com
○경찰 “김 전 의원 한강서 투신한 듯”서울 방배경찰서에 따르면 경찰과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5시45분쯤 김 전 의원이 한강에 투신했다는 신고를 받고 100여명을 동원해 수색작업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서울 반포동 서래섬 수상레저 주차장에서는 김 전 의원의 차량이 발견됐고, 인근 요트 선착장에서는 그의 신발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선착장 폐쇄회로TV(CCTV) 분석 결과 오전 3시쯤 투신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의 서울 도곡동 자택에서는 ‘미안하다, 아이들을 잘 부탁한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또 그는 “억울하고 무력감, 이 꼴 저 꼴 보기 싫은 회의감만 있다. 내가 다 지고 간다”는 내용의 A4용지 2장 분량 ‘검찰에 보내는 글’을 남긴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의원에게 무슨 일이
수사 당국은 김 전 의원이 투신했다면 전날 검찰 조사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서영민)는 2011년 1월 금감원 회계서비스2국장 재직 당시 알앤엘바이오 측으로부터 부실 회계 무마 대가로 5억원을 챙긴 혐의로 윤모 연구위원을 지난달 30일 구속했다. 이는 당시 알앤엘바이오 고문으로 있던 김 전 의원이 “라정찬 알앤엘바이오 회장으로부터 5억원을 받은 뒤 서울 모 호텔에서 윤 위원에게 직접 건넸다”고 주장한 데 따른 것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의원이 5억원을 건네기로 한 호텔에 윤 위원의 대역을 준비해 놓고 함께 간 기사에게 ‘저 사람에게 돈을 건넸다’고 거짓 진술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은 윤 위원의 교통카드 이용 내역을 분석해 김 전 의원이 돈을 건넸다고 진술한 시간에 그가 자택 부근 역에 있었던 것을 확인했다. 이후 거짓말탐지기까지 동원한 결과 김 전 의원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후 검찰은 김 전 의원이 실종되기 전날인 지난 11일 그를 불러 조사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조사에서 “배달 사고로 윤모 위원을 곤란하게 만들어 미안하다. 자금의 용처 등 나머지 부분은 변호사를 선임해 다음에 조사받겠다”고 자백한 뒤 저녁 6시30분께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윤 위원은 무혐의로 석방됐다.
김 전 의원은 사법연수원 25기로 변호사 생활을 하다가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17·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알앤엘바이오 수사 확대되나
김 전 의원 실종으로 알앤엘바이오의 로비 시도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 업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검찰은 지난 4월 라 회장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 등을 포착하고 이 회사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 관계자는 “분식 회계, 해외 비자금 조성 혐의 등을 추가로 잡고 역외 자금 흐름 등을 추적해 왔다”고 전했다.
정소람/박상익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