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내란 음모' 수사] KT혜화지사는 국내 인터넷 관문…파괴땐 '통신대란'

'RO조직'이 노린 기간시설은
이석기 의원과 지하조직이 국가기간시설 타격을 모의한 곳으로 알려진 서울 합정동의 종교시설.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이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으며 결정적 증거로 제시한 비밀회합 녹취록에는 KT 혜화지사, 분당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경부선, 호남선, 경기 평택물류기지 등 국가 거점시설에 대한 타격을 모의했다는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격에 나선다면 이 의원이 2004년 결성한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라는 단체가 주도하는 것으로 돼 있다고 국정원은 파악했다. 조직원 규모는 최대 200명가량으로 전해졌다. KT 혜화지사는 서울지역 전화와 초고속인터넷망이 모이고 국내 인터넷망을 국외로 연결하는 관문과 같은 곳이다. 이곳의 DNS(인터넷 주소 신호를 받아 사이트를 찾아주는 역할) 서버에 이상이 생기면 국내 인터넷 서버가 마비되는 통신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

또 국내 최대 유선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혜화지사가 공격받으면 인터넷뿐 아니라 음성통신망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IDC는 인터넷 데이터의 창고 역할을 한다. 이 가운데 분당 IDC는 기업과 기관 인터넷 홈페이지를 운영하는 데이터 서버와 내부 전산망 운영장비가 설치돼 있다. 분당은 KT 이외에 여러 정보통신업체 IDC와 대법원 전산정보센터 등 국가 주요 통신시설이 집결된 통신 거점 지역이다.

평택물류기지는 정유사 외에 석유공사 비축기지 등이 입주해 수도권에 석유·가스를 공급하는 국가기간시설이다. 이에 대해 통진당의 한 관계자는 “황당무계한 얘기에 일일이 대응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