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대교 접속도로 상판 붕괴 "설계·시공 모두 부실"

지난 7월30일 3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방화대교 붕괴 사고는 설계부터 시공까지 총체적 부실이 가져온 인재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 건설사고 조사위원회는 10일 이 같은 내용의 방화대교 남단 접속도로 건설공사의 교량 전도(넘어짐) 사고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위원회는 우선 교량 내·외측에 작용하는 하중이 지나치게 편차가 크게 설계된 게 주 원인으로 결론 내렸다. 사고 직전의 실제 하중을 감안하면 이 교량의 내·외측 하중 비율은 1대 30.5에 달했다.

교량 외측에 이처럼 하중이 집중된 것은 시공상의 문제도 크게 작용했다. 방호벽을 설계보다 두껍게 쌓은 데다 당초 교량 밑에서 펌프로 콘크리트를 끌어올려 인력으로 타설하려 했던 것을 설치장비와 굴착기 등 중장비를 직접 교량 위에 올려놓고 타설하는 쪽으로 변경하면서 교량위의 무게가 증가했다. 특히 실제 시공된 교량은 콘크리트 슬래브가 설계보다 교량 외측으로 40㎜ 가량 밀려 설치되면서 당초 설계에 비해 시공단계에서 교량 외측을 누르는 힘이 커져 상판이 전도된 것으로 위원회는 분석했다.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이번 사고를 통해 곡선교량에 대한 시공상의 어려움을 감안한 재발방지대책을 제안했다. 곡선교량은 전도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설계시 곡선 내외측 하중의 차이가 과도하지 않도록 설계기준을 보완하도록 했다. 또 설계·시공·감리의 각 주체가 시공 단계별로 구조적 안전성을 검토하도록 했다. 국토부는 이번 조사결과 보고서를 검토해 건설사와 기술자, 감리원 등에 대한 행정처분을 서울시 등 관련기관에 요청할 방침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