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재포럼 2013] "대학이 연구개발한 기술, 상업화·창업 지원"

QB3는 어떤곳

UC샌프란시스코·UC버클리·UC샌터크루즈 공동 설립
240여명 교수·美서부 기업들이 스타트업과 협업
QB3는 캘리포니아 3개 주립대(UC샌프란시스코, UC버클리, UC샌터크루즈)가 공동으로 설립한 대학기술지주회사다. 대학기술지주회사는 대학이 직접 보유한 기술과 인력을 활용해 상업적으로 활동하는 자회사를 거느리는 회사다. 대부분 상업화로 이어지지 못하고 사장되는 각종 연구를 활용해 스타트업(창업기업)을 만들고 지분을 보유하거나 매각하면서 수익을 거두는 활동을 하고 있다.

QB3에는 총 23명의 외부 자문위원이 있다. 주정부 관계자와 벤처투자가, 컨설팅업계 임원, 경영학 연구자 등으로 다양하다. 세 캠퍼스에서 생물학, 나노시스템 공학, 통신정보학, 의학 등을 전공한 240여명의 연구 교수진이 미국 서부지역 기업들과 협업해 창업자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UC샌프란시스코 미션베이 캠퍼스 창고에는 ‘QB3 가라지(garage) 네트워크’라고 불리는 창업 공간이 있다. 2006년 당시 베이 지역 창고에서 처음 창업한 휴렛팩커드(HP)와 애플을 기념하기 위해 이름붙였다. UC버클리 인근에도 2010년 창업지원 공간을 마련했다.

QB3는 매년 2억달러가량의 내외부 투자금과 켈리 회장이 2009년 조성한 1130만달러 규모의 ‘미션베이 캐피털’ 자금을 원천으로 초기 단계의 기업에 투자하고 수익의 20%를 돌려받는다. 의료 양극화를 해소하는 뛰어난 발명을 한 창업자에게는 최대 15만달러의 상금도 준다. 켈리 회장은 “창업이 활성화되고 생명공학과 관련한 시장이 더 열린다면 수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QB3 외에도 중국 칭화대 기업집단이 세계적인 대학기술지주회사로 꼽힌다. 칭화대는 1980년 이미 중국대학 1호 과학기술기업인 ‘칭화기술서비스공사’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100개 이상의 자회사를 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칭화대는 칭화과학기술원이란 벤처 단지를 운영하고 있는데, 칭화대에서 연구인력과 내부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칭화대 졸업생이 세운 스타트업뿐 아니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국적기업이 입주해 중국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2008년 산업교육 진흥과 산학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대학이 다양한 방식으로 기술지주회사를 세울 수 있도록 허용됐다. 2008년 한양대를 시작으로 수도권 주요 대학이 10여개 대학기술지주회사를 출범시켰지만 매출 수준은 아직 미미하다. 한양대 관계자는 “기술지주회사는 청년 취업난을 돌파하는 대안이 될 수 있으므로 정부와 기업, 연구기관 등이 스타트업을 돕는 창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