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활력 잃은 수도권…늙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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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유입 줄고 고령화 속도 지방보다 빨라‘젊은 수도권, 늙은 지방’이라는 당연한 인식을 버릴 때가 된 걸까. 서울로 몰려드는 젊은이의 행렬이 시들해졌고, 고령화 속도는 수도권이 지방보다 빠르다. 부쩍 늙은 수도권의 근본 문제는 역시 경제적 활력이다. 규제 완화와 부동산 시장 안정에 힘입어 청춘을 되찾은 일본 도쿄에 주목할 때다.○젊은 층이 서울을 떠난다 일반적으로 수도권은 고령화 속도가 느리다. 젊은이들이 일과 사업 기회를 찾아 끊임없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지금도 65세 이상 고령자의 인구 비중은 전남(21%) 경북(17%) 등이 서울(10%) 경기(9%)보다 높다. 하지만 심상찮은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LG경제硏 보고서
일자리 창출 능력 역전…청년실업률 더 높아
日, 수도권 규제 완화로 '도쿄 부활' 주목할 때
1일 LG경제연구원의 ‘수도권이 늙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수도권의 고령화 속도는 지방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고령층 인구는 2000년 120만명에서 2012년 240만명으로 늘어나 연평균 5.9%의 증가율을 보였다. 비수도권의 3.9%를 웃돈다.
이는 1970~1980년대 수도권으로 몰려온 당시 젊은이들이 2000년 즈음부터 은퇴를 맞은 것과 관련 깊다. 과거엔 나이가 들면 귀향을 많이 했지만 지금은 자녀의 집이나 수도권 요양시설을 찾는 게 일반적이다. 젊은이들도 무턱대고 서울을 찾지 않는다. 20~30대의 수도권 순유입(유입인구-유출인구) 규모는 2000년 12만명에서 2012년 4만명으로 세 토막이 났다. 특히 30대에서는 2008년부터 순유출로 전환, 수도권에서 빠져 나간 인구가 들어온 인구보다 8000명(2012년 기준) 많을 정도다. 게다가 출산율은 서울이 1.06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다.
○일자리 찾아 충남·울산으로
균형발전 취지에서 보면 수도권이 젊은 기운을 독점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낮아진 경제활력 탓에 이렇게 된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2001년을 기점으로 비수도권의 경제성장률은 수도권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2000~2011년 수도권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6.5%로 수도권의 7.0%를 밑돈다. 이렇다 보니 일자리 창출 능력도 역전됐다. 서울·인천·경기의 연평균 취업자 수 증가율은 1999~2001년 3.0%에서 2010~2012년 2.0%로 하락했다. 반면 비수도권에선 같은 기간 1.5%에서 2.0%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청년실업률은 2001년 7%대에서 지난해 8.5%로 뛰었다. 비수도권보다 1.7%포인트 높다. 소득 기회는 줄었는데 주택가격은 오르면서 ‘탈수도권’을 더욱 부추겼다.
이혜림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수도권은 주택 보유율이 낮아 전세난 타격이 크고 교육비 등 지출 부담도 높다”며 “KTX 등 교통수단이 발전하면서 젊은 세대의 지방 정착이 흔해졌다”고 설명했다. 수도권을 빠져 나간 젊은 층은 일자리가 풍부하고 경제성장률이 높은 충남, 울산 등에 자리를 잡았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