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이대호, MLB 에이전트 보라스 제안에 고심

올 시즌 후 거취 문제로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펄로스의 주포 이대호(31)가 일본 잔류와 메이저리그 진출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미국프로야구에서 입김이 센 에이전트로 유명한 스콧 보라스가 구애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대호의 친형인 이차호(34) ㈜O2 S&M 대표는 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보라스 코퍼레이션의 아시아 담당자인 전승환 이사와 이대호가 일본에서 몇 차례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그는 "대화만 나눴을 뿐 계약서에 도장을 찍거나 에이전트 계약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일본인 에이전트(미토 시게유키 변호사)가 있고 오릭스와 계약도 남은 상황에서 보라스 측과의 접촉 사실이 알려져 이대호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대호는 13일 라쿠텐 골든 이글스와의 경기를 끝으로 정규리그를 마감한다.이 대표에 따르면 오릭스와 2년 계약 만료를 앞두고 이대호는 미국 진출, 오릭스 잔류, 일본 내 타구단 이적 등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고심 중이라는 것.

이 대표는 미토 변호사가 일본 내 선수 이적은 물론 메이저리그 쪽으로 에이전트 영역을 확장한 것과 마찬가지로 보라스 코퍼레이션도 메이저리그뿐만 아니라 일본 이적 시장 사업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보라스 쪽과의 계약이 곧 메이저리그 진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토 변호사 및 오릭스와의 계약은 시즌 종료와 함께 끝난다"면서 "계약 협상의 우선권은 오릭스 쪽에 있다"라고 전했다.오릭스는 애초 이대호에게 3년 계약을 제안했으나 이대호는 2년 계약을 하는 대신 계약 만료 후 협상 우선권을 오릭스 쪽에 주기로 했다.

한편 전승환 보라스 코퍼레이션 아시아담당 이사는 "일본에 세 차례 건너가 이대호와 에이전트 계약을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에서 뛰는 왼손 투수 류현진(26)과 올 시즌 후 미국 진출을 노리는 우완 윤석민(프로야구 KIA)이 보라스의 고객이다.전 이사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사이에서 이대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곧 이대호를 원하는 구단이 있다는 뜻 아니겠느냐"며 계약을 권유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아직 이대호와 계약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 "계약 협상이 쉽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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