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헤지펀드 시장 부활

올 수익률 10% 넘어…美 6%·유럽 5% 압도
日·中이 회복세 이끌어…150조 운용 금융위기후 최대
아시아 헤지펀드가 살아나고 있다. 올 들어 9월 말까지 아시아 헤지펀드에 순유입된 자금은 144억달러, 전체 운용액은 1408억달러(약 150조원)에 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이다. 수익률도 올 들어 9개월간 10.1%로 북미(6.4%), 유럽(5%)보다 훨씬 높았다.

일본과 중국이 회복세를 이끌었다. 인도(-11.2%)나 한국(-1.4%) 등 손실이 난 곳도 있지만 일본 투자 펀드(21.2%)와 중국 투자 펀드(11.5%)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일본 펀드는 장기 불황과 저성장에서 벗어나기 위한 경기부양 정책인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의 영향을 받았고, 중국은 경기 둔화 우려가 사그라지면서 투자자들이 몰린 때문이라고 WSJ는 풀이했다. 주식과 채권은 물론 파생상품 등 고위험 고수익 투자처를 찾는 헤지펀드의 특성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아시아 헤지펀드는 부진한 성과를 내왔다. 지난 5년간 100개가 넘는 펀드가 사라졌고, 지난해 총운용액은 전년보다 27억달러 증가한 1264억달러에 그쳤다. 파르한 A 뭄타즈 유레카헤지 수석애널리스트는 “세계의 투자자들은 점점 더 위험을 감수하려 하고, 이로 인해 아시아 헤지펀드의 실적은 지난 12개월간 특히 좋았다”고 설명했다. 몇 차례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대형 기관투자가들은 점점 엄격한 기준으로 투자처를 찾는 반면 고수익을 내려는 사람들은 헤지펀드를 활용하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 지역 펀드들은 소규모로 운영되는 게 특징이다. 북미(1조3000억달러), 유럽(4147억달러) 등 다른 지역 펀드에 비하면 총 운용 규모는 초라한 편이다. 하지만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아시아 사업을 점차 강화하고, 투자자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추세라고 WSJ는 전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