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의 해외일감"…활기 찾은 한진重

현장취재 - 중소 조선사 수주 봇물
지난 25일 찾은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의 세 개 도크(배 건조시설)는 모두 텅텅 비어 있었다. ‘대한민국 조선 1번지’라는 표지석이 무색해 보일 정도였다. 경기침체와 노사 갈등 탓에 한때 1조원이 넘던 이 조선소의 매출이 지난해에는 10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조선 경기가 살아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텅 빈 도크가 가득 채워질 것이라는 기대로 조선소 직원들은 희망에 부풀어 있다. 영도조선소는 24일 유럽 선주로부터 벌크선 두 척을 1162억원에 수주했다. 해외 수주는 2008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27일에도 다른 유럽 선주와 벌크선 두 척 수주 계약을 맺었다. 정철상 한진중공업 기업문화실장(상무)은 “건조 의뢰를 해온 선사가 워낙 많아 다음달까지 상선 10여척을 추가 수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12~13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영도조선소 도크가 다 찬다. 750여명의 생산직 가운데 절반가량인 유급휴직 직원들도 모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소형 조선사들의 수주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는 성동조선해양, SPP조선 등까지 올 들어 현재까지 수주 척수와 금액이 지난해 전체 규모를 넘어섰다.

강영일 삼진조선 회장은 “수요가 늘어나 시장이 공급자(조선사) 중심으로 완전히 돌아섰다”며 “중소형 조선사들까지 선별 수주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