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치 금주 분수령…정국긴장 최고조 달할듯

지난 대선에 국정원 등 국가기관이 불법 개입했다는 의혹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이 극한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민주당이 국회 의사일정을 한때 거부하고 장외집회를 여는 등 대여투쟁 기조를 다시 강화하고 나서는 한편,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원샷 특검'을 연결고리로 시민단체까지 포함한 범야권 연대를 추진하면서 정국에 전운이 드리우는 형국이다. 새누리당도 전국공무원노조의 조직적 대선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맞불을 놓는 동시에 '민주당=정쟁유발세력'이란 이미지를 덧씌우기 위한 여론전을 한층 강화하면서 '강 대 강'의 대치 정국은 이번 주 최고조에 이를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특히 민주당 일각에선 오는 18일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의 첫 국회 시정연설 거부 주장까지 나오고 있고, 지도부도 특검 도입과 법안·예산안 처리를 연계할 수 있다는 방침까지 시사하며 여권을 압박하고 나서 주목된다.

민주당이 실제 특검 도입과 법안·예산안 처리를 연계한다면, 새 정부 첫 정기국회가 공전과 파행을 거듭하면서 '불임 국회'로 전락하면서 새해 예산안 처리가 해를 넘길 수도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국가기관 대선 개입에 대한 여야의 시각이 극과 극이어서 충돌의 끝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당은 국가정보원과 국군사이버사령부, 국가보훈처, 경찰 등 국가기관들이 지난 대선에서 조직적으로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여론 개입과 조작에 나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이들 기관에서 극소수 공무원의 개인적 일탈이 발견된 반면 공무원 14만 명이 소속된 전공노는 공식 홈페이지를 이용하는 등 실제로 조직적이고 노골적인 대선 개입 활동을 벌였다고 주장한다. 이번 주 검찰이 지난 대선 기간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의 사전 입수 및 유출 의혹 사건과 관련해 새누리당 김무성·서상기·정문헌 의원을 소환키로 한 것도 여야간 대선 개입 공방을 더욱 격화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다 검찰이 대화록 미(未)이관 사태 수사결과를 발표할 경우 내용에 따라 문재인 의원을 비롯한 친노(친노무현)진영과 민주당의 강도높은 반발도 예상된다.

이번 주에 예정된 감사원장·보건복지부장관·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여야간 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민주당은 이번 인사청문회에서 국가기관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하면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임명 이후 드러나는 사정라인의 부산·경남(PK) 편중인사 등 국정난맥상을 집중 부각한다는 방침이다.

반면에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정치공세에 단호하게 맞선다는 계획이다.

특히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국가기관 대선개입 수사와 특검 도입을 둘러싸고 여야 의원들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