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된 최장수 車부품업체 현대공업 강현석 사장, 포니부터 제네시스까지 내장재 공급

좌석용 스펀지 전문화…'사브' 에도 OEM 납품
내달 코스닥 상장…2015년 매출 1600억 목표
강현석 현대공업 사장이 울산 부곡동에 있는 본사에서 자동차 내부에 들어가는 암레스트(팔을 올려놓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대공업 제공
시트패드 등 자동차 내장재를 만드는 현대공업은 ‘현존하는 국내 자동차 협력업체 가운데 가장 오래된 회사’다. 앞서 설립된 자동차 부품회사가 두 개 있었으나 지금은 사라졌고, 1969년 울산에 세워진 현대공업이 맨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가 오는 1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다. 강현석 현대공업 사장은 “공장을 짓는 데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상장하기로 했다”며 “중국 사업을 확장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34세에 가업 승계 현대공업은 회사 설립 이후 지금까지 현대자동차에 자동차 내장재를 공급해 왔다. 최초 국산 승용차인 ‘포니’의 시트를 독점 생산한 것을 시작으로 제네시스, 투싼 등 주요 차량 내장재를 만든다. 현대·기아자동차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협력업체다.

강 사장은 ‘2세 기업인’이다. 그는 1997년 현대공업에 차장으로 입사했다. 하지만 회사 경영에는 관심이 많지 않았고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창업자인 강호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그는 34세였던 2007년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주변에서는 회사를 이끌기에 나이와 경험이 부족하다고 우려했지만 강 사장은 지난 6년 동안 회사를 잘 이끌어왔다. 지난해 매출은 1072억원으로 전년 대비 32% 늘었다. 올 상반기에도 79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주력품 시트패드로 바꿔

강 사장은 “주력 제품을 바꾸고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한 것이 성공해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현대공업은 시트커버를 주로 생산해왔는데, 강 사장이 취임한 뒤 시트패드로 주력 제품을 바꿨다.

시트패드를 만들려면 스펀지 발포기술이 있어야 한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시트패드뿐 아니라 암레스트(팔을 올려놓을 수 있는 부분), 헤드레스트(시트의 머리받침) 등도 만들 수 있다. 강 사장은 “주력 상품을 시트커버에서 시트패드로 바꾸니 다른 자동차 부품들도 생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대공업은 현대차에 적용되는 시트패드 외주 물량의 40%, 암레스트의 87%를 공급하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현대차를 따라가 2004년 세운 베이징현대공업도 지난해 337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강 사장은 “중국에서는 초기에 암레스트만 생산했는데 지난해부터 시트패드까지 만들기 시작했다”며 “현대차가 최근 베이징에 제3공장을 열어 더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회사는 지난 8월부터 스웨덴 자동차업체 ‘사브’에도 시트패드 등을 납품하고 있다.

◆“글로벌 회사들로 고객 다변화” 현대공업은 울산 부곡동에 있는 공장을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 등 주요 고객사와 협력사들이 대부분 울산 북쪽과 경주에 있기 때문이다. 강 사장은 “코스닥에 상장하기로 결정한 것도 공장 이전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또 고객 다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강 사장은 “중국에 진출한 많은 글로벌 자동차 회사에 부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닥 상장을 발판으로 2015년까지 16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