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손보 경영권 판다] 업계, 메리츠 '베팅' 촉각…범LG그룹 나설지도 주목

'알짜' LIG손보 인수 후보는

동부화재 "욕심난다"…신한·KB금융도 관심
LIG손해보험은 손보업계 시장점유율 4위 회사다. 기존 손보사가 LIG손보를 인수하면 단번에 ‘빅3’에 진입할 수 있다. 손보사를 보유하지 않은 금융지주사 등이 인수할 경우에도 업계 상위권이 된다.

잠재 후보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업계 상위권 보험사다. 원수보험료(보험사가 거둬들인 전체 보험료) 기준으로 LIG손보의 시장점유율(8월 말 기준, 13.7%)은 삼성화재(26.3%) 현대해상(16.1%) 동부화재(15.3%)에 이어 4위다. 현대해상이나 동부화재가 인수하면 삼성화재를 제치고 업계 1위로 올라선다. 5위인 메리츠화재(시장점유율 7.4%)가 인수하면 점유율이 21.2%로 높아진다. 단숨에 2위로 올라서게 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가 그동안 다른 보험사 인수에 관심이 많았던 점을 들어 강력한 잠재 후보로 꼽고 있다. 이들 세 회사도 일단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LIG손보는 굉장히 매력적인 매물”이라면서도 “동부그룹이 재무건전성 개선 작업을 추진 중이라는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 측은 “적극적으로 인수를 검토하겠지만 결국 가격이 변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지급여력(RBC) 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언급했다.

손보사를 보유하지 않은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등도 잠재 후보로 꼽힌다. 또 손보사를 갖고 있지만 시장점유율이 미미한 한화그룹과 NH농협금융지주도 거론된다. 보험 계열사가 없는 SK그룹과 GS그룹도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모건스탠리 PE와 MBK 등 사모펀드(PEF)도 잠재적 인수 후보다. 주목 대상은 범LG그룹이다. LIG손보가 형제사인 만큼 범LG그룹 계열사들이 인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상당하다. 하지만 공개 매각 원칙을 정한 것은 사전 조율에 실패한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변수는 가격과 LIG손보가 가진 범LG그룹 물량이다. LIG손보의 이날 종가(3만450원)를 기준으로 하면 매각 물량 1257만4500주(지분율 20.96%)의 시가총액은 3829억여원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으면 5000억원에 육박하게 된다. 더욱이 LIG손보의 일반보험 물건 중 25%가량이 범LG그룹 물량이다. 매각 후 이 물량이 빠져나가면 기업 가치는 급속히 떨어진다.

김은정/좌동욱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