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포인트] '부품 명품화'가 미래 성장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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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만 <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본부장 >최근 3~4년간 한국 경제성장률은 2~3%대의 저성장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중국 경기둔화, 엔저 장기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2%대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창조경제 중심축으로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헬스케어, 나노, 서비스 등의 분야는 성장초기 단계로 미래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가 진행 중인 가운데 소재·부품을 비롯한 제조업이 한국 산업을 떠받치고 있는 형국이다. 올 9월까지의 수출입 통계자료에 따르면 소재·부품산업의 누적수출은 1955억달러로 전체 수출의 47%를 차지하고 무역 흑자는 728억달러로 전체 흑자의 2.3배에 이른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소재·부품산업 무역 흑자는 900억달러를 웃돌 전망이다. ‘부품소재특별법’이 발효된 2001년 무역흑자 27억달러와 비교하면 비약적인 발전이다.
그러나 소재·부품 산업은 전환기에 서 있다. 완제품 산업은 나노 등 신기술 도입에 따른 첨단 소재기술 및 부품의 융복합화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와 자동차 등 주력 수출상품에 필요한 소재 부품은 상당량을 아직 일본에 의존하고 있어, 완성품 수출이 늘어나도 대일무역적자는 줄어들지 않는 구조다. 또 범용 부품산업은 중국의 저가 공세에 점점 세계 시장을 내주고 있다.
독일이나 일본의 경우 소재·부품산업은 장기적인 경기불황에도 불구, 국가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독일과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도 소재·부품산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미래형 소재와 더불어 핵심 장비, 융복합화를 통한 모듈, 시스템 등 전·후방 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을 강화하는 추세다. 한국도 소재·부품산업에 대한 지원책을 보다 집중적으로 가속화할 필요가 있다. 범용 위주의 저부가가치 산업구조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소재산업의 자립화’와 ‘부품산업의 명품화 및 글로벌화’를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특히 부품 분야의 무역흑자가 소재·부품 전체의 78%를 차지하는 점을 감안해 부품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게 중요하다. 소재-부품-모듈-완제품 등에 걸쳐 세계 시장을 주도할 10년 뒤를 기대해 본다.
박종만 <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본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