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쇼트 전략지수 ELB', 대형증권사 앞다퉈 출시

금감원 '위험관리' 나서
삼성증권이 우리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가 선점하고 있는 ‘롱쇼트(저평가 주식 매수·고평가 주식 공매도) 전략지수 ELB(주가연계사채·옛 원금보장형 ELS)’ 시장에 뛰어들었다. 롱쇼트 전략지수 ELB’란 그로쓰힐 라임 쿼드투자자문 등의 ‘롱쇼트 전략 포트폴리오’를 지수로 만들고 이 지수의 상승률에 따라 최대 연 7~8%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사모형 금융투자상품이다. 작년 9월 이후 약 8000억원의 법인 자금이 몰렸다. 대형 증권사들이 잇따라 관련 상품을 내놓으며 시장규모가 빠르게 커지자 금융감독원은 ‘위험 관리’에 나섰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 11월 그로쓰힐 쿼드 등 투자자문사의 ‘롱쇼트 전략 포트폴리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약 100억원 규모의 ‘롱쇼트 전략지수 ELB’를 발행했다. 다음달엔 롱쇼트 전략에 강점이 있는 L투자자문이 삼성증권과 계약을 맺고 ELB 자금을 운용할 계획이다. 코스피200지수 활용 ELB를 주로 발행했던 KDB대우증권도 최근 전문투자자 대상으로 ‘롱쇼트 전략지수 ELB’를 발행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고객은 개인이 아닌 법인”이라고 설명했다.

‘롱쇼트 전략지수 ELB’의 장점은 투자자문사의 ‘롱쇼트 전략 포트폴리오’ 운용 성과에 따라 최대 연 7~8%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단 투자자문사 포트폴리오의 누적 수익률이 ‘-5%’가 되는 순간엔 원금만 건질 수 있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영업력이 뛰어난 대형 증권사들이 새롭게 시장에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시장 규모가 현재보다 2배 정도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금감원은 ‘롱쇼트 전략지수 ELB’ 시장 규모가 커지자 ‘위험 관리’에 나섰다. 금감원 복합금융감독국 관계자는 “기초지수가 코스피200처럼 검증된 것이 아니고 롱쇼트 전략을 쓰기 때문에 일반투자자가 이해하기 힘들다”며 “증권사들에 공문을 보내 영업 대상을 금융위에 등록된 ‘전문투자자’로 제한했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