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라이프] 애플·구글·사우스웨스트항공…소비자들은 복잡함보다 단순함에 매료됐다

10분 글로벌 경영서
심플-복잡함의 위기를 정복하다
최신 스마트폰이 나올 때마다 우리의 머리는 복잡해진다. 수십, 수백개의 기능을 다 알고 사용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음성통화 문자메시지 카톡 카메라 등 기본 기능만 사용하는 사람들이 아직 많다. 소비자들은 고차원적인 복잡함보다 단순함에 더욱 매료되는 경향이 있다.

브랜드 컨설팅 전문가인 앨런 시겔은 ‘심플-복잡함의 위기를 정복하다’라는 책에서 “소비자는 심플한 것에 열광하며 단순함을 통해 평범한 브랜드를 명품으로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경영컨설팅업체 부즈앤드컴퍼니의 2013년 경영·마케팅 베스트셀러로도 선정됐다. 시겔은 책에서 애플과 구글, 그리고 트레이더조(미국 식료품 유통회사), 사우스웨스트항공 등이 어떻게 ‘심플 경영’을 통해 성공했는지 조명한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1967년 설립 당시 경쟁이 치열한 대형 허브공항을 경유하는 ‘허브 앤드 스포크(hub and spoke)’ 방식을 버리고 중소 도시를 직접 연결하는 직항노선에 집중했다. 또 비행기 기종을 보잉737로 통일했다. 조종사 교육, 부품재고 등 유지관리비 최소화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였다. 좌석등급과 선택권을 없애고 ‘선착순 탑승’을 도입했다. 기내식도 없앴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심플 경영')이 같은 심플 경영으로 사우스웨스트는 ‘고속버스보다 싼 요금’을 현실화시켰다. 9·11 테러 이후 수많은 항공사들이 파산 및 통·폐합을 거쳤지만 사우스웨스트는 승승장구했다. 30년 연속 주가상승률 1위, 미국에서 존경받는 기업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저자는 복잡함이 소비자들의 일상생활뿐 아니라 비즈니스, 그리고 사회를 어떻게 망치는지 파헤친다. 금융회사들이 이해할 수도 없는 계약서를 제시해 돈을 벌고 있다고 꼬집는다. 또 정부의 복잡한 세금제도, 제약사의 난해한 사용설명서도 마찬가지다. 이런 복잡함이 때로는 은폐 수단으로 악용돼 개인은 물론 사회 전체에 피해를 가져오기도 한다. 시겔은 그 단적인 예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라고 주장한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