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으로 車시동·원격제어…SKT 'T카' 떴다

차량에 모듈 설치해 스마트폰으로 관리…사물인터넷 본격화

현대·기아차에 적용 가능…블랙박스 연동도 준비
통신사 새 수입원 발굴나서
SK텔레콤 모델이 스마트폰으로 차량을 원격 제어·관리할 수 있는 ‘T카’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김윤진 씨(35)는 최근 아찔한 경험을 했다. 이제 막 9개월 된 딸의 몸이 불덩이처럼 달아올라 병원 응급실을 가려는데 자동차 열쇠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당황한 김씨는 출근한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알고 보니 열쇠는 남편의 가방에 있었다. 남편은 김씨를 안심시킨 뒤 원격으로 자동차 시동을 걸었다. SK텔레콤의 ‘T카’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해서다.

SK텔레콤이 23일 선보이는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T카를 소개하기 위해 짠 가상 시나리오다. 통신사들이 IoT 서비스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국내 통신시장이 포화 상태에 다다른 데다 모바일 인터넷 발달로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수익이 점차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IoT 등을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車 원격 제어

T카는 스마트폰으로 자동차를 원격 제어·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차량에 장착한 별도의 모듈과 스마트폰 간 통신을 통해서다. 원격으로 시동을 걸고, 선루프를 열거나 닫고,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연료량 주행기록 등 자동차 상태를 확인할 수도 있다.

조승원 SK텔레콤 기업사업3본부장은 “자동차와 스마트폰 간 통신 시간이 5초 이내로 40초 이상 걸리는 기존 제품보다 빠른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속도 향상 기술을 적용해 반응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T카의 소비자 가격은 54만8000원. 매월 8800원의 서비스 사용료(통신료 5500원, 부가서비스 3300원)는 별도다. 서비스 사용료 없이 제품가격(설치비 포함) 28만원만 내면 되는 비통신형 ‘베이직’ 제품도 있다. 자동차의 기존 리모컨과 스마트키만으로 원격 시동과 셀프 배터리 충전, 자동 문열림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는 연결되지 않는 서비스다.

SK텔레콤은 오는 3월 이후 블랙박스 연동 기능을 추가한 서비스도 내놓을 예정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사고 때의 영상을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블랙박스에 장착한 폐쇄회로TV(CCTV) 화면을 스마트폰과 연결해 실시간으로 내 차 주변의 영상을 볼 수 있다. T카는 현재 현대·기아자동차에서만 이용이 가능하다. SK텔레콤은 단계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차종을 확대할 계획이다.

○농장 관리, 홀몸노인 케어까지 SK텔레콤은 앞서 IoT 기술을 적용, 농장을 관리하는 서비스도 내놨다. 지능형 비닐하우스 관리 시스템 ‘스마트팜’이다. 원격으로 온실을 여닫을 수 있고, 온풍기를 가동하거나 농약을 뿌릴 수 있다. CCTV 카메라와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농장을 살펴볼 수도 있다. 정전이 되면 알려주는 기능도 있다.

SK텔레콤은 농촌경제 활성화 프로젝트로 2011년 이 서비스를 선보였다. 현재 전국 80여곳의 농장에 적용했다. 홀몸노인의 안전을 확인하는 서비스도 있다. 홀몸노인의 집에 시스템을 장착해 오랫동안 움직임이 없으면 알려주는 서비스다. 현재 사회봉사단체 등을 통해 약 3만회선을 운영 중이다. 2017년까지 10만회선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디지털 음식물 쓰레기통 LG유플러스도 디지털 음식물 쓰레기통 서비스 ‘스마트 크린’ 등 다양한 IoT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파트 음식물 쓰레기통에 쓰레기를 버리면 기기 하단의 정밀 저울이 무게를 측정한다. 음식물 수거가 끝나면 통신망을 통해 한국환경공단 서버에 누가 얼마나 버렸는지 정보를 전송한다. 집계한 쓰레기 배출 정보는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주택 관리사무소에 전달된다. 이 정보로 음식물 쓰레기 요금을 매겨 관리비에 포함해 청구하는 것이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최근 “IoT 시장을 선점해 신성장 동력으로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