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해지하면 개인정보 모두 삭제

22일 정보유출 방지책 발표

檢, 2차 피해땐 즉시 수사…해지·재발급 신청 174만건
< 참담한 금융위원장 >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혼란이 커지는 가운데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눈을 감고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사상 최악의 개인정보 유출 파문을 수습하기 위해 카드를 해지하는 즉시 개인정보를 삭제토록 하는 등 ‘정보유출 재발방지 대책’을 만들어 시행하기로 했다. 검찰은 유출된 개인정보를 통한 2차 피해가 나타날 조짐을 보이면 즉시 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민들의 2차 피해에 대한 불안은 오히려 확산돼 174만명이 카드를 해지하거나 재발급 신청을 했다.

정부는 21일 정홍원 국무총리 주재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정보유출 재발방지 대책’을 만들어 22일 발표하기로 했다. 정부가 마련 중인 대책에는 △과도한 개인정보 요구 관행의 전면 개선 △카드 해지 후에는 개인정보 즉시 삭제 △불법 유출 정보를 마케팅이나 대출모집에 활용하는 것 금지 △정보를 유출한 금융사에 대한 징벌적 과징금 제도 도입 △정보 유출과 관련된 당사자에 대한 형사처벌 강화 등의 방안이 포함된다.

정부는 관련 법령과 규정을 개정해 가능한 한 이른 시일 안에 시행하기로 했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해지한 뒤 개인정보를 삭제토록 하면 국민의 불안이 어느 정도 가실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일일상황대책반을 설치, 피해 예방대책 등을 종합 점검해 국민들에게 주기적으로 알리기로 했다.

대검찰청도 이날 ‘금융기관 개인정보 유출 특별조치’ 발표를 통해 “아직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향후 2차 피해 징후가 조금이라도 보인다면 즉시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조은석 형사부장은 “전국 검찰청에 개인정보 유출 관련 첩보를 수집하도록 지시했다”며 “2차 피해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고려해 검찰의 범죄정보 수집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으며 조금이라도 유출 기미가 보이면 즉시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런 노력에도 국민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이날 오후 6시까지 정보 유출 카드 3사에 카드 해지나 재발급을 요청한 건수는 174만건을 넘었다. 재발급을 요청한 건수가 97만건, 해지(탈회 포함)를 요구한 건수는 77만건이었다. 카드사와 국민은행 영업점은 카드 재발급과 해지를 위해 고객이 몰려들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류시훈/김선주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