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터키·인도 금리 '인상' … 신흥국 위기론, 잠잠해질까?


금융 불안 우려가 불거진 신흥국들이 앞다퉈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다. 이번 조치로 최근 주가 하락을 불러왔던 신흥국 위기론이 잠잠해질지 주목된다.

28일 터키 중앙은행은 임시 통화정책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인 1주일 환매조건부채권(REPO) 금리를 4.5%에서 10%로 5.5%포인트 올렸다. 초단기 금융거래인 오버나이트 대출 금리도 7.75%에서 12.0%로 4.25%포인트 인상했다. 인도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인도 기준금리는 연 8.00%로 높아졌다. 신흥국 금융불안 우려의 빌미를 제공했던 아르헨티나는 개인의 달러화 매입 한도를 월 2000달러까지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달러 예금에 대한 외환 거래세도 20% 감면할 계획이다.

신흥국들의 금리 인상은 자국 통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한 조치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시작되면서 안전 자산을 찾아 달러화가 빠져나가자 인도 터키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통화 가치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대응책이 단기적으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완화시킬 수 있겠지만 우려를 근본적으로 잠재울 순 없을 것으로 봤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각국의 대응만으로 투자자들의 신흥국에 대한 불안이 즉각적으로 해소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신흥국들의 이번 조치가 시장의 불안을 덜 순 있겠지만 신흥국 위기론을 촉발했던 미국 Fed의 테이퍼링이 이제 시작돼 우려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볼 순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Fed가 풀었던 돈을 거둬들이는데 투자자들이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윤 센터장은 "Fed의 자산매입 규모가 월 300억~400억 달러 수준으로 줄 때까지 증시 변동성이 지속될 것" 이라며 "올 1분기엔 작은 악재에도 시장이 출렁일 수 있는 만큼 주가가 하락하면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정혁현 기자 chh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