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빌딩 '빼곡'…앙골라의 천지개벽

뜨는시장, 아프리카를 가다

11억 노동력·소비의 대륙
美·中·日 수백억弗 돈 보따리
앙골라 수도 루안다는 빌딩을 짓는 크레인으로 넘쳐난다. 시내에는 줄잡아 30~40여개의 고층빌딩이 올라가고 있다. ‘아프리카의 두바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하루 180만배럴의 원유가 솟구치는 앙골라에는 돈이 넘친다. 웬만한 호텔 숙박비는 하루 400달러를 넘고 괜찮은 식사 한 끼가 50달러를 웃돈다.

빈곤과 기아로 헐벗고 오랜 내전으로 불안할 것이라는 선입견은 아프리카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봄볕에 눈 녹듯 사라졌다. 미국, 중국, 유럽을 합친 것보다 더 큰 땅덩어리 이곳저곳에 은행과 슈퍼마켓이 들어서고 도로는 차량으로 가득하다. 소비시장이 급속히 형성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다국적 기업의 각축전이 뜨겁다. 분당보다 큰 신도시가 곳곳에 건설되고 있고 땅값과 주가도 폭등세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21세기 들어 가장 빠르게 성장한 10개국 중 6개, 2017년까지 가장 크게 성장할 20개국 중 11개가 아프리카에 있다. 에티오피아 공항에서 본 ‘여긴 아프리카이고, 21세기는 나의 시대다(This is Africa and it is my century)’라는 커다란 광고판이 가슴에 와닿는다.

아프리카가 ‘기회의 땅’으로 떠오르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작년 6월 아프리카를 방문해 160억달러의 투자를 약속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작년 3월 첫 해외 순방지로 아프리카를 찾아 220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지 석 달 만이다. 일본도 작년 320억달러의 지원을 약속한 데 이어 올 1월 아베 신조 총리가 방문했다. 반면 한국은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아프리카에 대한 공적개발원조(ODA)는 3억5000만달러에 불과하다. 아프리카 교역액은 전체의 2%, 투자액은 1.4% 정도다.

한국경제신문은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과 함께 20여일간 케냐 나이지리아 앙골라 에티오피아 탄자니아 르완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7개국을 찾았다.

루안다(앙골라)=김현석/나이로비(케냐)=남윤선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