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기업 일등상품] 농심 '신라면', 얼큰한 국물에 매운 맛…100개국 수출 목표 국민라면

외국 여행을 나갔을 때 향수를 느끼게 하는 음식으로는 단연 김치와 라면을 꼽을 수 있다. 얼큰한 국물이 떠오르는 라면의 대표 브랜드는 바로 농심의 ‘신라면’. 1986년에 탄생한 신라면은 이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한국 음식을 대표하는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라면은 ‘깊은 맛과 매운 맛이 조화를 이룬 얼큰한 라면’이라는 콘셉트로 만들어졌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얼큰한 소고기 장국의 매운 맛을 구현하기 위해 농심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제품이다. 신라면은 출시되자마자 가파른 매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해 출시 첫해 석 달 동안 30억원에 달하는 판매를 기록했다. 이듬해인 1987년에는 총 18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국내 라면 시장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이라는 광고 카피 문구로 이름을 알리면서 1986년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국내 누적 판매량 230억개를 돌파했다. 이는 한 줄로 세웠을 때 지구를 약 105바퀴 돌 수 있는 수량이다.

농심은 국내외 인기를 발판으로 현재 80여개국에 진출한 신라면의 수출 국가 수를 올해 말까지 100개 이상 넘기겠다고 밝혔다. 식품한류의 주역으로 키우겠다는 것.

신라면은 가깝게는 일본, 중국에서부터 유럽의 지붕인 스위스 융프라우 정상, 중동 및 그동안 수출 실적이 없던 이슬람 국가, 지구 최남단 칠레 푼타 아레나스까지 세계 방방곡곡에 진출해 있다. 특히 해발 4000m가 넘는 유럽 알프스의 최고봉인 스위스 ‘융프라우’ 정상 전망대에서 신라면을 맛볼 수 있다. ‘신라면컵’과 ‘신라면블랙컵’이 입점, 지난해 6월부터 판매 중이다. 전망대 매장을 운영하는 스위스인 소케 씨는 “세계 각처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최근 들어 신라면컵과 함께 싸이가 광고했던 신라면블랙컵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신라면컵의 융프라우 하루 판매량은 성수기 기준으로 약 1000개에 달한다.

지구 최남단에는 ‘신라면집’이라고 불리는 라면가게도 있다. 남미 칠레 남쪽 끝 마젤란해협에 있는 푼타 아레나스 도시에는 한글로 ‘新라면’이라는 간판을 단 라면가게가 있다. 한국인 윤서호 씨가 2008년에 문을 연 이 가게는 한국 관광객들이 주로 다녀가면서 입소문이 퍼졌다.

농심은 또 2011년 4월 부산공장에 할랄 전용 생산라인을 별도로 준공하고 ‘할랄신라면’을 출시,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UAE 등 9개 이슬람 국가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농심은 앞으로도 한국인의 매운맛을 보여주는 신라면의 해외 수출을 늘려 식품한류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