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세상을 바꾼다] 치열해지는 IoT 플랫폼 경쟁…삼성·SKT 등 표준 기술 개발 박차

(3) 뜨는 산업, 지는 산업

삼성, SAMI 프로젝트 가동
IBM·오라클 등도 개발 치열
“사물인터넷의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 IoT 플랫폼을 개발할 것이다.”(우남성 삼성전자 사장) “사물인터넷의 표준화된 플랫폼을 만들겠다.”(최진성 SK텔레콤 ICT 기술원장)

국내 업체들이 사물인터넷의 기술 표준을 개발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사물인터넷 시대의 최종 승자는 기술 표준 경쟁에서 이기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판단해서다. 인터넷 기기 간 정보를 주고받는 게 핵심인 사물인터넷에서 데이터 전송 기술 표준을 잡는 게 승패의 관건이라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2년 전부터 사물인터넷 부문을 강화해왔다. 2012년 6월과 7월에 스웨덴 나노라디오와 영국 CSR의 모바일 부문을 잇따라 인수했다. 두 업체 모두 사물인터넷의 핵심인 무선 데이터통신 기술을 갖고 있다는 점을 높이 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사물인터넷 플랫폼 경쟁에 본격 뛰어들었다. 작년 상반기 DS(부품) 부문 산하에 오픈이노베이션센터를 만들어 자체 사물인터넷 플랫폼인 SAMI(Samsung Architecture for Multimodal Interactions)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삼성은 SAMI 프로젝트를 본궤도에 올리기 위해 같은 해 10월 애플 음성 서비스인 ‘시리’ 개발을 주도한 루크 줄리아 부사장을 SAMI 총괄 책임자로 앉혔다. 삼성은 SAMI에 개방형 개발 모델을 적용해 SAMI가 업계 표준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줄리아 부사장은 “SAMI의 가장 큰 특징은 데이터가 어떤 장비에 있든지 원래 형식 그대로 수집해서 표준화한 뒤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이라며 “다양한 장비에서 많은 사람이 편리하게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선 특허 공유에 힘쓰고 있다. 구글 및 사물인터넷의 강자인 시스코와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하며 사물인터넷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세계적 반도체 설계 업체인 영국 ARM과 손잡았다. SK텔레콤의 통신기술에 ARM의 반도체기술을 접목해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공동 연구하기 위해서다.

정부도 표준 개발 지원에 나섰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작년 7월 국내 사물인터넷 기술이 세계 표준으로 채택되도록 ‘사물인터넷 표준화 협의회’를 만들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13개 대·중소기업이 힘을 합쳤다.

해외 업체들은 일찌감치 표준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IBM과 오라클, 시스코 등이 오래 전부터 사물인터넷 기술 표준을 강화하는 데 힘써왔다. 시스코는 작년 10월 사물인터넷 전담 조직인 IoT사업부를 신설했고 IBM은 오아시스라는 민간 협의체를 만들어 자체 사물인터넷 표준(MQTT)을 확산시키고 있다. 최근엔 퀄컴도 표준 싸움에 뛰어들었다. 퀄컴은 작년 12월 개방형 사물인터넷 기술 개발 컨소시엄인 올신얼라이언스(Allseen Alliance)를 설립했다. 한 달 만에 회원사를 25개로 늘리며 외연을 넓히고 있다. LG전자와 하이얼, 파나소닉, 샤프 등 가전업체뿐 아니라 시스코, D링크 등도 참여하고 있다.

폴 제이컵스 퀄컴 회장은 지난달 ‘CES 2014’에서 “퀄컴은 다양한 모바일 기기가 상호 연결된 환경에서 스스로 상황을 인지하고 선제적으로 필요한 정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