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21일 새벽 프리서 4분10초 명품 연기 '피날레'…'소치 여왕'대관식…잠 못드는 "대~한민국!"

'아디오스 노니노' 맞춰 7차례 환상의 점프 선보여
< 이것이 금빛 점프! > ‘피겨 여왕’ 김연아가 19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에서 열린 드레스리허설에서 쇼트프로그램을 연기하고 있다. 김연아의 점프를 다중 노출 기법을 이용해 9장 연속 촬영한 모습. 연합뉴스
마침내 여왕의 두 번째 대관식만 남았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 출전 중인 ‘피겨 여왕’ 김연아가 21일 0시(한국시간)부터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팰리스에서 열리는 여자 피겨스케이팅 경기에 나선다. 20일 쇼트프로그램에 이은 프리프로그램이다. 김연아는 21일 오전 3시 이후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경기 결과를 합산해 우승자를 가리므로 프리프로그램이 승부처다. 김연아는 탱고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아디오스 노니노’에 맞춰 연기를 한다. 피아졸라가 아버지를 여읜 슬픔을 담은 곡의 분위기를 더 잘 표현하기 위해 김연아는 검은색과 보라색이 섞인 의상으로 슬픔과 강렬함을 부각시켰다.

피아노와 반도네온이 만들어내는 음악을 배경으로 김연아는 4분10초 동안 쇼트보다 5개 많은 12가지 기술을 펼친다. 점프만 7종류다. 가장 먼저 뛰는 3회전 연속점프(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의 기본점수가 10.10으로 가장 높다. 체력 소모가 심한 프리에선 경기 시작 2분 이후 뛰는 점프에 10% 가산점을 주는데 김연아는 7개 중 4개 점프를 후반부에 뛴다.

쇼트에 없었던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등도 추가된다. 빠른 엇박자 리듬에 맞춰 복잡한 스텝과 점프를 수행해야 한다. 김연아가 “역대 가장 어려운 프로그램이어서 처음엔 선곡을 후회했다”고 말했을 정도다. 아사다 마오는 러시아 작곡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선택했다. 푸른색 드레스를 입고 경기에 출전한다.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선 ‘프리프로그램에서 푸른색 드레스를 입은 선수가 우승한다’는 속설이 있다. 1998년 나가노 올림픽의 타라 리핀스키(미국)를 시작으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의 세라 휴스(미국), 2006년 토리노 대회의 아라카와 시즈카(일본)가 모두 푸른 드레스를 입고 우승했다. 김연아도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푸른색 드레스를 입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을 선택한 선수는 우승하지 못한다는 속설도 있다. 결국 메달 색깔은 성공률이 극히 낮은 트리플 악셀 점프 결과에 따라 바뀔 전망이다.

율리야 리프니츠카야는 영화 ‘쉰들러 리스트’의 주제곡을 골랐다. 영화에서 홀로코스트 피해자로 나온 어린 소녀가 입었던 빨간 코트를 상징하는 빨간색 의상을 입고 등장한다. 리프니츠카야가 직접 낸 아이디어로 알려졌다. 체조 선수 출신인 리프니츠카야는 10대의 체력을 앞세워 후반부에 5번의 점프를 몰아 뛰는 전략을 구사한다.

프리프로그램은 4분10초 동안 12가지 과제를 연기해야 한다. 점프(최대 7번)와 스핀, 스텝, 코리오 시퀀스(간단한 형태의 안무)란 큰 틀 안에서 자유롭게 연기를 구성할 수 있다. 반면 쇼트프로그램은 2분50초 안에 7가지 규정 요소를 수행해야 한다. 점수는 쇼트·프리 모두 기술점수(TES)와 프로그램 구성점수(PCS)를 더해 산출한다. 다만 PCS에는 가중치를 곱한다. 여자 쇼트는 0.8, 남자는 1.0을 곱하고 여자 프리는 1.6, 남자는 2.0을 곱한다. 이 때문에 쇼트보다 프리의 총 점수가 높아진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